'노벨상' 혼조 교토대 교수, 제약사와 2천500억원대 법정싸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다스쿠(本庶佑) 교토(京都)대 특별교수가 자신의 연구성과가 반영된 암 치료제를 만들어 팔고 있는 일본 제약업체와 2천500억원대의 법정 싸움을 벌인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혼조 교수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노(小野)약품공업을 상대로 총 226억엔(약 2천500억원)의 협력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이달 중순 오사카(大阪)지법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혼조 교수는 1992년 면역치료를 할 때 'PD1'이라는 단백질이 암 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2018년 노벨상을 받았다.
오노약품공업은 혼조 교수의 연구 결과를 활용해 암 면역치료약인 옵디보를 개발했다.
혼조 교수 주장에 따르면 오노약품공업은 2014년 이 약의 특허권을 놓고 미국 제약업체 머크와 특허침해 관련 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혼조 교수에게 승소액의 40%를 주는 조건으로 구두 협력을 요청했다.
이후 오노약품공업과 머크는 재판부의 중재로 화해했고, 오노약품공업은 화해 조건으로 2017~2019년 머크에서 받은 특허사용료의 1%만을 혼조 교수에게 줬다는 것이다.
혼조 교수는 이번 소송을 통해 애초 보장받은 나머지 협력금 약 226억엔을 받아낼 계획이다.
혼조 교수는 그동안 이 소송의 목적이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는 기금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혀 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화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성의 있는 답변을 얻지 못해 부득이 소송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는 기업이 연구자의 무지(無知)를 악용해 일방적인 계약을 맺도록 하는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며 "지적 활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혼조 교수는 오노약품공업과 2006년 맺은 특허료 배분과 관련해서도 배분 비율을 높이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지난해 타협안으로 교토대에 최대 300억엔의 기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오노약품공업은 혼조 교수의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코멘트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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