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와중 내각 붕괴한 코소보, 우파 성향 새 총리 임명
의회, 압둘라 호티 현 부총리 총리 임명안 가결…2개월간의 내각 공백 해소
앙숙 세르비아와 관계 개선 모색할지 주목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내각이 붕괴해 혼란을 겪은 발칸반도 소국 코소보에서 새 총리가 임명됐다.
코소보 의회는 3일(현지시간) 중도우파 정당 코소보민주동맹(LDK)의 압둘라 호티 부총리의 총리 임명안을 가결했다고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재적 의원 120명 가운데 찬성 61명, 반대 24명, 기권 1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연립정부 붕괴 이후 약 2개월간의 내각 공백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앞서 하심 타치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호티 부총리를 새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내각 구성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작년 10월 총선에서 득표율 2위를 차지한 LDK는 최대 득표 정당인 좌파 성향의 자결당(VV)과 오랜 협상 끝에 지난 2월 정책 동맹을 맺고 알빈 쿠르티 VV 대표를 총리로 한 '좌우 연정'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웃 세르비아와의 관계 개선과 코로나19 대응 등을 놓고 내분을 겪다 지난 3월 25일 다른 야당과 함께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 시켜 출범 50일 만에 스스로 연정을 무너뜨렸다.
연정 내분의 직접적 원인은 세르비아와의 관계 설정이었다.
쿠르티 전 총리는 코소보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요청에도 세르비아에 대한 무역 제재를 지속해왔는데 세르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모색해온 LDK는 이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EU와 미국은 자신들의 대(對)세르비아 노선에 발을 맞추는 호티 신임 총리 내각을 환영하며 코소보가 가능한 한 빨리 세르비아와의 평화 협상에 나서주기를 희망했다.
이슬람교도인 알바니아계 인구가 절대다수인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1만3천여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전쟁을 겪었다.
나토의 개입으로 1999년 내전이 종식되면서 세르비아는 코소보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고, 코소보는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2008년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유엔 가입조차 거부했다.
이 때문에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10년 넘게 서로 적대시하며 정치·경제·외교 등에서 수시로 충돌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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