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나바호 인디언 대표 "한국 도움으로 코로나 몬스터와 싸워"

입력 2020-06-04 09:11
미 나바호 인디언 대표 "한국 도움으로 코로나 몬스터와 싸워"

한국 정부가 보내온 코로나19 방역 물품에 감사 인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인디언 원주민 나바호 자치구의 조너선 네즈 대표는 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을 전달해온 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네즈 대표는 이날 박경재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 강선화 애리조나 한인회장 등과 화상 면담을 진행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기증한 방역 물품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몬스터(괴물)와 싸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 LA 총영사관, 애리조나 한인회는 지난 23일 마스크 1만장과 손 소독제, 쌀과 물, 밀가루 등을 나바호 자치구에 전달했다.

정부는 6·25 전쟁에 참전한 나바호족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나바호 자치구에 방역물품을 보냈다.

나바호족은 6·25 전쟁 당시 약 800명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했고, 현재 130여명의 참전 용사가 생존해 있다.

네즈 대표는 "생필품도 나바호 주민들에게 잘 배포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6·25 참전 용사를 잊지 않고 도움을 줘서 거듭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 LA 총영사는 "나바호 참전 용사들이 한국전에서 용맹하게 싸운 것처럼 코로나19도 잘 극복하길 바란다"며 굳건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나가자고 말했다.

정부는 2016년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나바호족 참전용사 35명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한 바 있다. 평화의 사도 메달은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증정하는 기념 메달이다.

나바호족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 당시 구전으로 내려온 부족 고유의 언어를 암호로 사용하는 등 암호통신병으로 크게 활약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2002년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윈드토커'(2002년)로 영화화돼 화제를 모았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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