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바이든 지지할수도…부시정부 관료들 지원군 결성

입력 2020-06-03 16:37
수정 2020-06-03 16:44
부시가 바이든 지지할수도…부시정부 관료들 지원군 결성

트럼프-부시 잇단 억박자 속 정치분석가들 가능성 주목

"지지선언 땐 공화 온건파·공화성향 무당파 대거 이동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올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미 언론에서 제기됐다.

보수계열인 부시 전 대통령이 같은 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뜻으로, 이 경우 대선에서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일(현지시간) 전 부시 행정부 관료들이 바이든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고자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결성했다고 보도했다.

슈퍼팩은 한도 없이 자금을 모으고 쓸 수 있는 외곽 후원조직이다.

후보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많은 선거자금이 필요한 해당 후보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미국 43대 대통령(부시)을 지칭하는 '바이든을 위한 43 동창'이란 별칭의 이 슈퍼팩은 전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서가 제출됐다.

부시 전 행정부 재무부 관료였던 캐런 커크시가 슈퍼팩의 재무 및 기록 담당자로 명시됐다. 다만 이 단체에 누가 참여하고 바이든을 위해 무엇을 할지에 대한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더힐은 전했다.

작가이자 폭스뉴스 정치분석가 후안 윌리엄스도 더힐 기고에서 "부시가 바이든을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실제로 그가 바이든을 위해 싸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트럼프의 가장 최근 공화당 전임자 부시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상상해보라"며 "부시의 목소리는 온건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의 무당파층에 접근할 유일한 힘을 갖고 있어, 그들을 공화당에서 이탈하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표를 던지지 않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처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보여왔다.

지난달 부시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당파적 분열을 버리라고 촉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사태를 거론하며 "그는 미국 역사상 최대 거짓말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 연설에서도 "편협함과 백인우월주의는 미국적 신념에 반하는 신성모독"이라고 언급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해 8월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두둔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사실상 비판한 것이었다.

물론 부시 전 대통령은 이런 언급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1년 9·11 테러와 관련해 부시 전 대통령을 비난하기도 했다고 윌리엄스는 전했다.

윌리엄스는 반(反)트럼프 보수단체인 '링컨 프로젝트'의 주요 보수 사상가 그룹과 '트럼프에 대항하는 공화당 유권자들'로 불리는 일부 전직 고위 공화당 관료들이 포함된 새 그룹이 부시가 연설할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만약 부시가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발표하면 일부 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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