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핸드폰에 오래 남아있어…자주 닦아야"

입력 2020-06-10 09:50
수정 2020-06-11 16:37
"코로나19 바이러스 핸드폰에 오래 남아있어…자주 닦아야"

인도 연구팀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 침방울 마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중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은 어떤 경우에 더 오래 남아 있을까? 핸드폰이나 면(cotton), 나무 표면에서는 침방울이 마르는 데 오래 걸려 더 자주 닦아주는 게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도공대(IITB) 라즈니시 바르드와즈 교수와 아미트 아그라왈 교수팀은 10일 미국 물리학협회(AIP) 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에서 뉴욕, 싱가포르 등 세계 6개 도시 환경에서 각기 다른 물체 표면에서 액체 방울이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시뮬레이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침방울 속에서 생존할 수 있고 말라서 수분이 없어지면 빠르게 죽는다는 점에 착안, 뉴욕·시카고·로스앤젤레스·마이애미·시드니·싱가포르 등 6개 도시의 코로나19 환자 증가속도와 각 지역의 침방울 건조시간을 비교했다.

침방울 건조시간은 유리, 면, 나무, 스테인리스강, 스마트폰 화면 표면에 5나노리터(10억분의1 리터)의 액체 방울이 떨어져 기온과 습도가 다른 조건에서 마르는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침방울이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에는 온도와 상대습도, 표면 유형이 큰 영향을 미치며, 환자 증가속도가 빠른 도시에서의 침방울 건조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침방울이 떨어진 표면의 유형이 특히 건조 시간에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 상태가 친수성(hydrophilicity;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인지 소수성(hydrophobicity;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성질)인지에 따라 침방울이 맺히는 형태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소수성이 가장 강한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액체와 표면 간 각도인 접촉각(contact angle)이 74~94도로 침방울이 구에 가까운 형태지만 유리 표면에서의 접촉각은 5~15도와 29도로 표면에 넓게 퍼진 형태가 됐다. 접촉각이 작아 침방울이 넓게 퍼질수록 빨리 마른다.



바르드와즈 교수는 "이 결과는 도시에 따라 감염 속도가 다른 이유에 대한 한가지 설명이 될 수 있다"며 "이것이 유일한 요인은 아닐 수 있지만, 분명히 야외 날씨가 감염 속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테인리스강이나 유리 표면은 상대적으로 친수성이 강해 표면에 떨어진 침방울이 더 빨리 마른다며 이들 물건 표면보다 소수성이 강한 스마트폰 화면이나 면, 나무 표면은 더 자주 닦아주는 게 좋다고 밝혔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