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위반 혐의 이란 교수, 미국서 무죄 선고 반년만에 귀국"
무죄선고 뒤 임시 수용시설에서 3개월 구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무죄가 선고된 이란인 교수 시루스 아스가리(59)가 귀국 중이라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희소식이다. 아스가리 박사가 탄 비행기가 미국에서 이륙했다. 그의 아내와 가족에게 축하를 전한다"라고 적었다.
이란 명문 샤리프 공대 교수인 아스가리씨는 미 오하이오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하다 교역 관련 기밀을 유출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2016년 4월 미국 법원에 기소됐으나 지난해 11월 무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를 석방하지 않았고, 올해 3월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임시 수용시설로 이송했다.
ICE의 임시 수용시설은 통상 불법 이민자가 추방당하기 직전 최장 72시간 동안 구금돼 대기하는 곳이다.
그는 3월 말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수용시설의 위생 상태가 너무 열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두려움에 떨면서 지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디언에 "코로나19 탓에 각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중단돼 ICE 수용시설에 있는 이들의 출국이 중단됐다"라며 "수용 인원이 빠지지 않는데도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전역에서 추방 대상자를 이곳에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그가 4월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켄 쿠치넬리 미 국토안보부(DHS) 부장관 대행은 AP통신에 "아스가리를 이란으로 송환하려 했지만 이란 정부가 그를 적법한 이란 국적자로 인정하지 않아 2월 말까지 여권을 발급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아스가리가 여권을 받은 뒤 3월10일부터 5월1일까지 5차례 송환용 항공권을 구입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항공편이 취소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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