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협상 타결하고 동맹과 北위협 대응에 집중해야"

입력 2020-06-02 10:50
수정 2020-06-02 10:52
"트럼프, 방위비협상 타결하고 동맹과 北위협 대응에 집중해야"

美의원-전문가 공동기고 "컨틴전시플랜 필요…美 대선국면서 北 추가도발 가능성"

"中, 北 위기시 한반도 영향력 강화 계기 활용할 수도" 경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고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 북한 문제 등 당면한 한반도 도전과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 의회와 한반도 전문가들로부터 이어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아미 베라 하원 동아태소위원회 위원장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워싱턴과 서울의 주의를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딴 데로 돌리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베라 위원장은 지한파 의원 모임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신변 이상설로 이어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 사태를 거론, "비만인 이 흡연·음주가가 겪을 수 있는 질병은 핵으로 무장된 그의 독재국가를 하룻밤 사이에 잠재적인 리더십 공백 상태로 남길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와 관련, "김 위원장은 3주만에 등장해 미국에 맞서 북한의 핵전쟁 능력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여건하에서 미국과 한국 동맹이 이러한 위협에 레이저 광선처럼 정밀하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워싱턴과 서울이 북한 정권에 의해 가해지는 단기적, 장기적 위협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누가 무엇에 대해 지불할지를 둘러싼 '사소한 논쟁'에 완전히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미가 그동안은 2만8천500명 규모 병력의 한반도 주둔 비용에 대해 한국이 얼마나 지불할지를 놓고 5년에 한 번씩 협상해왔지만, 지금은 동맹이 기존 합의액인 연간 9억2천만 달러(8% 인상) 대비 400% 이상 지불하길 원하는 미국 대통령에 의해 가로막혀 있는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잠정 타결했던 '13% 인상안'은 동맹 역사상 최대 인상 폭이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한국의 카운터파트들과 합의에 도달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즉각 퇴짜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동맹 무임승차론을 견지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려는데는 일본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의 유사한 방위비 협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논쟁은 더 큰 전략적 비용을 초래한다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한국에서 동맹에 대한 지지를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한국전 이래 모든 전쟁에서 우리와 함께 싸운 미국의 군사적 동맹일 뿐 아니라 기후변화, 비확산, 개발 지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포함하는 많은 국제적 현안에 대한 핵심 파트너"라면서 한국이 진단키트 부족 사태를 겪던 미국에 우선적으로 수십만개의 진단 키트를 보낸 일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워싱턴과 서울은 전술적인 것에서 벗어나 전략적인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뿐 아니라) 이들 두 동맹은 리더십 또는 건강 위기에 따른 북한 내 잠재적인 불안정성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주장하기 위해 이러한 위기를 활용할지 모른다고 경계했다.

이들은 한미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가진 3차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확대돼온 북한의 핵 프로그램 급증에 직면해 억지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다가오는 해에 북한의 추가 도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추가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의 대선이나 중간 선거 기간 도발을 늘리는 성향이 있다"면서 "다가오는 미 대선은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추가 정상회담 외교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그의 '친구' 김정은으로 하여금 제재 해제의 대가로 선거 이후 때까지 추가적인 무기 시험을 동결하도록 하는 막판 합의를 타결하는 데 있어 중국이 도와주길 여전히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는 '정치'와 '필사적인 심정'이라는 두 가지 기본 동기에서 기인한 잘못된 행동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방위비 합의를 타결, 앞에 놓인 안보 도전에 직면하기 위한 전략에 미국의 모든 동맹과 함께 협력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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