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시진핑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전략적 결정"

입력 2020-06-02 10:35
미중 갈등 속 시진핑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전략적 결정"

'홍콩 기능 대체하려는 의도 반영된 것 아닌가' 의심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놓고 미중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이 전략적 정책 결정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은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넘어서는 초강대국을 만들겠다는 '중국몽'(中國夢) 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미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을 위협하는 가운데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이 공개된 점도 미국에 굴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최근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에 관한 중요 지시에서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하이난에 자유무역항을 만드는 것은 공산당 중앙이 국내 및 국제 정세를 고려하고 중국 특색사회주의 발전을 위해 내린 중요한 전략적 정책 결정으로 중국의 신시대 개혁 개방 과정에서 하나의 큰일"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당의 영도를 따르면서 국제적 수준의 경제 무역 규칙을 접목해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항을 건설해야 한다"면서 "하이난성은 당 중앙의 결정에 정확하고도 조기에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이 지난 1일 발표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 방안'에 따르면 1단계로 2025년까지 무역 자유화와 투자 자유화를 양대 축으로 한 자유무역항 체계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2035년까지 국내외 자금 이동, 출·입경, 물류 분야의 자유·편리화까지 이뤄내 자유무역항 운영 수준을 성숙시키고 2050년 무렵까지 세계적인 자유무역항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미중 갈등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의 자유무역항 육성 계획이 나오자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통해 장기적으로 홍콩의 기능을 대체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이 홍콩의 특수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사실상 홍콩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의 공개는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로 내비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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