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주민들 코로나19 'SOS'…78개 부족 1천800여명 확진
전체 사망자 178명…111명은 아마존 열대우림서 발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주민 피해도 늘고 있다.
브라질 글로부TV는 비정부기구(NGO)인 '브라질원주민연결'(APIB)의 자료를 인용, 지금까지 78개 원주민 부족에서 1천80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망자는 178명이며, 이 가운데 111명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나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단체가 발표한 원주민 코로나19 피해는 브라질 보건부의 공식 집계를 웃도는 것이다.
보건부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원주민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312명, 사망자는 51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주민 지도자인 소니아 과자자라는 "보건부 조사는 일부 원주민 거주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자자라는 지난 2018년 대선에서 좌파 정당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으며, 이후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환경·원주민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Funai) 이사장을 지낸 상파울루주 우니캄피 대학(Unicamp)의 마르타 아제베두 교수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8만여 명의 원주민이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아제베두 교수는 외부와 생물학적 접촉이 거의 없는 원주민 사이에서 코로나19가 번지면 집단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건부 산하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는 불법 금광 개발업자들과 벌목업자들이 원주민 거주지역을 침범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금광 개발과 벌목이 극성을 부리면서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이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