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도킹 '크루 드래건' NASA 공식 인증 눈앞
시기 안 정해진 지구 귀환 테스트만 남아…낙하산 펴고 대서양에 '풍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이 처음으로 우주비행사를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 유인 캡슐 개발 계약을 체결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공식 인증을 눈앞에 두게 됐다.
크루 드래건은 지난해 1월 무인 시험비험(데모-1)에 성공한 뒤 이번 데모-2 비행에서 NASA의 시험비행 조종사(test pilot)를 태우고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발사~도킹~귀환 등 3개 과정 중 큰 산 두 개를 넘은 셈이며 1천600도가 넘는 열을 견디며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해 낙하산을 펴고 바다에 떨어지는 귀환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최초의 민간 유인 캡슐로서 26억달러 계약을 맺은 NASA의 인증을 받게 된다.
스페이스X를 설립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구 귀환 과정이 어떤 면에서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발사와 도킹을 깔끔하게 마친 터라 사실상 데모-2 비행이 성공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크루 드래건은 8.5분 만에 1, 2단 로켓이 분리되고 우주 궤도에 진입했으며, 시속 2만7천㎞로 지구 420㎞ 상공을 도는 ISS를 따라잡은 끝에 발사 약 19시간에 도킹에 성공했다. 크루 드래건은 ISS와 속도를 맞추며 1초에 몇센티미터씩 2시간여에 걸쳐 서서히 접근했으며 처음 캡슐 위치를 미세하게 조종하느라 수동으로 추진 엔진을 가동한 이후에는 도킹의 모든 과정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졌다.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와 봅 벤켄(49)은 ISS로 향하는 비행 중에 스페이스X 관제실과의 교신에서 크루 드래건에 퇴역한 우주왕복선의 이름을 따 '엔데버'라는 애칭을 붙였다고 공개했다.
두 우주비행사가 첫 우주 비행에 나섰던 우주왕복선의 이름을 붙인 것인데 벤켄은 나중에 우주왕복선 비행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묻자 "우주왕복선은 발사 직후에는 거칠었지만 이후에는 부드럽게 상승했다"고 회고하면서 "그러나 드래건 캡슐은 궤도에 오를 때까지 내내 헐떡 거렸다(huffing and puffing)"고 했다. 그는 "(우주왕복선보다) 생동감이 더 있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확실히 용(드래건)을 타고 있었다"고 했다.
크루 드래건은 우주 궤도에서 모든 테스트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했으며 어떤 문제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루 드래건의 비행 과정은 자동으로 이뤄지는데, 벤켄은 '비행 중에 잠을 잘 수 있었느냐'는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의 질문에 "7시간 정도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눈을 좀 붙일 수 있었다"고 했다.
크루 드래건이 NASA의 공식 인증을 받는 마지막 관문인 지구 귀환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헐리와 벤켄은 애초 캡슐의 성능을 테스트하는데 필요한 2~3주 정도만 ISS에 머물다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ISS에 체류하는 우주비행사가 3명밖에 안 돼 이들을 임시로 돕는 임무까지 맡게 됐다.
크루 드래건의 태양 전지판 성능이 4개월 뒤부터 떨어져 안전한 귀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수시 점검을 통해 성능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ISS 체류가 4개월을 넘길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헐리와 벤켄이 크루 드래건을 타고 무사히 귀환하면 데모-2 비행 자료를 토대로 크루 드래건을 ISS 유인 운송 수단으로 공식 인증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크루 드래건은 NASA 우주비행사 3명과 일본 우주비행사 1명 등 4명을 태우고 진정한 의미의 민간 우주 운송시대를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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