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뚫고 '안전 등교' 성공한 나라들
덴마크·호주·싱가포르 등 "개학 후 유의미한 감염 확산 없었다"
어린이 감염 사례 극소수…전문가 "성인보다 바이러스 수용체 적어" 가설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개학 조치를 단행한 일부 국가들이 '안전 등교'에 성공하면서 등교 재개를 고심 중인 각국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지난 두 달 사이 등교를 재개한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의 학교 또는 탁아시설에서 유의미한 바이러스 확산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연구진과 유럽 당국은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어린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확산 매개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덴마크의 질병통제센터인 스테이트 시럼 연구소의 타이라 그로베 크라우제 박사는 개학이 유행병 확산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크라우제 박사는 학교가 다시 문을 연 이후 전 연령대에서 감염이 감소했다며 "어린이들은 감염 확산에 그다지 핵심적이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5일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개학을 결정한 덴마크는 학교 내 위생 지침과 함께 감염 증가 징후와 감염원 파악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핀란드와 오스트리아의 교육 당국도 개학 이후 특별한 감염 확산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축장과 이주자 쉼터, 교회, 식당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독일 역시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내내 학교를 개방해 온 스웨덴에서는 기저질환이 있던 교사 한 명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했지만, 어린이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발병 사례는 없었다.
WSJ은 다만 어린이들이 성인과 달리 심각한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주요 확산 매개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에 대해 뚜렷한 해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 코로나19 연구 TF 소속 헤르만 구센스 미생물학 박사는 10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체내에 바이러스가 침투할 때 사용되는 수용체 수가 적기 때문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관문인 상부 호흡기 세포의 바이러스 수용체 ACE2가 10세 이후부터 증가한다면서 이보다 어린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센스 박사는 전 세계 감염자 데이터로 보아도 해당 연령대 어린이들은 전체 감염의 1% 미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그는 무증상 아동의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코로나19는 결핵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특성에 가까워 5∼10세 사이의 어린이는 감염 위험이 낮으며, 전염력도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