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상승 한우 가격 추석 이후 하락세로 돌아설 듯"
농업관측본부 전망…해외공장 가동 중지로 이달 쇠고기 수입 '주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짝 강세를 보인 한우 가격이 추석 이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농업관측본부가 매달 공개하는 축산관측 자료인 '한육우 6월호'에 따르면 3∼5월 한우 1등급 도매가격은 1kg당 1만9천8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상승했다.
농업관측본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집밥을 먹는 사람이 많아지고 여기에 이달 중순 긴급재난지원자금이 풀리면서 한우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라간 것으로 분석했다.
3∼5월 한우 수요는 19.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가정 내 소비 비중이 약 74%에 달했다.
농협 66개 매장의 한우 매출액 증가율은 2월 넷째 주 56.5%, 3월 넷째 주 28.3%, 4월 넷째 주 24.1%, 5월 둘째 주 29.0%를 기록했다. 정육점의 1일 평균 한우 판매량은 2월 둘째 주 18kg에서 3월 넷째 주 42kg, 4월 넷째 주 39kg, 5월 둘째 주 43kg으로 확대됐다.
한우 가격이 오르자 산지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이달 한우 암송아지(6∼7개월) 산지 가격은 지난해보다 5.3% 오른 345만원, 수송아지 가격은 6.0% 증가한 429만원이다.
1∼4월 쇠고기 수입량은 13만6천t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국산이 7만6천t으로 8.5% 늘었지만, 호주산은 12.0% 감소한 4만9천t에 머물렀다.
이달 중순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2만3천608t으로 5.9% 감소했다.
농업관측본부는 "코로나19 발생의 영향으로 미국 내 육가공 공장이 폐쇄하거나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가동에 들어갔다"며 "5월 이후 미국 내 쇠고기 생산이 줄어 수입량이 일시 감소했으나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우 가격의 강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관측본부는 최근의 수요 증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반짝 효과로 소비자가 지원금을 5∼6월 중 소진하면 7월부터 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과 단체 급식이 재개되면서 가정 소비가 주는 것도 한우 수요 감소를 가속할 전망이다.
한우 공급 역시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말까지 한우 사육 마릿수는 318만7천마리로 지난해보다 3.5% 늘 전망이고, 도축 마릿수는 평년(74만8천마리)보다 많은 78만∼79만마리로 예상된다.
쇠고기 수입 정상화로 냉장 쇠고기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우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한우 도매가격은 오는 6∼8월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추석 이후 하락 곡선을 보이겠다고 농업관측본부는 예상했다.
경기침체 가중 시 한우 1등급 예상 도매가격은 6∼8월 1kg당 1만8천∼1만8천500원, 9∼11월 1만5천500∼1만6천원이다.
경기침체가 완화된다면 6∼8월은 1만9천500∼2만원까지 오르다가 9∼11월 1만8천∼1만8천50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농업관측본부는 "수요가 줄면 한우 사육과 도축 마릿수 과잉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축산 농가는 암소 감축을 통해 사육 마릿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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