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안에도 유익균 있다…만성 염증 효과 기대"

입력 2020-05-29 17:04
"코안에도 유익균 있다…만성 염증 효과 기대"

벨기에 앤트워프대 연구진, '셀 리포츠'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무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은 장, 피부, 생식관 등에 많이 있다.

그런데 코안과 부비강(코안으로 이어지는 두개골 구멍)에도 항균 작용을 하는 유익균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앤트워프대의 사라 레베이르 생명공학 교수팀은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실제로 코안과 부비강에 만성 염증이 있는 사람은 상기도(upper respiratory tract)의 락토바실리균(lactobacilli) 수가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코안에 락토바실리균을 안전하게 집어넣는 비강 살포기도 개발했다.

이 살포기로 뿌려진 세균은 건강한 피험자의 상기도에 무난하게 군락(colony)을 형성했다.

연구팀은 만성 축농증 환자 225명의 비강 내 미생물계를 건강한 일반인 100명과 비교했다.

건강한 사람은 상기도의 부위별 락토바실리균 수가 축농증 환자보다 최고 10배에 달했다.

막대형 세균인 락토바실리는 항균 작용을 하는 대표적 유익균이다. 락토바실리는 당 발효를 통해 젖산을 생성한다.

연구팀은 일부 항염 및 항균 작용을 하면서 비강 내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특정 세균 종(Lacticaseibacillus casei AMBR2)도 발견했다.

락토바실리균은 대부분 산소가 없어야 잘 자란다. 그런데 이 종은 특이하게 높은 수위의 산화 스트레스에 견디는 유전자를 가졌다고 한다.

이 종은 또한 비강의 세포 표면에 잘 달라붙을 수 있는 스파이크 모양의 고탄성 돌기도 갖춘 것으로 관찰됐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레베이르 교수는 "축농증 환자에겐 치료 옵션이 많지 않다"라면서 "임상시험을 통과한다면, 코안에 유익균을 넣어 미생물생태계를 재구축하는 치료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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