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미중갈등 유탄…미의회 '아동사생활 침해' 정부조사 요구

입력 2020-05-28 15:56
수정 2020-05-28 16:00
틱톡에 미중갈등 유탄…미의회 '아동사생활 침해' 정부조사 요구

민주당 의원들 서한…공화당은 틱톡에 정보유출 해명 요구

화웨이와 함께 '안보위협' 간주…국토안보부·국방부 등 사용금지령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전 세계 10대 사이에서 대유행하는 동영상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TikTok)이 '아동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정부에 조사를 촉구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4명은 위원회가 감독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서한을 보내 틱톡이 '아동온라인사생활보호법'(COPPA)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COPPA는 기업이 13세 미만 이용자의 정보를 부모에게 승낙받지 않고 수집하거나 이들을 표적으로 삼은 활동을 하지 못하게 규정한다.

틱톡은 지난해 이러한 COPPA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당시 틱톡은 FTC와 합의해 570만달러(약 70억원) 벌금을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FTC에 보낸 서한에서 틱톡이 작년 합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한다면서 "이런 행위가 다른 웹사이트들도 FTC가 만든 규칙을 어기도록 부추겨 궁극적으론 모든 미국인이 덜 보호받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에 앞서 14일 디지털민주주의센터 등 20개 미국 시민단체도 틱톡이 여전히 13세 미만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며 부모의 승낙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FTC에 조사와 벌금부과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틱톡이 지난해 벌금을 문 뒤 13세 미만 이용자용 '제한모드'를 만들었지만, 가짜 생년월일을 입력해 이를 쉽게 우회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여당인 공화당 쪽은 틱톡을 직접 압박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공화당 그렉 월든 의원과 캐시 맥모리스 로저 의원은 21일 틱톡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장이밍에 편지를 보내 틱톡이 미국인으로부터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 공산당이나 국영기업과 공유하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두 의원은 틱톡이 수집한 미국인들 정보가 중국에 저장되는지에 대해서도 소명을 원했다.

미국 여야를 막론한 '틱톡압박'은 틱톡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10대들의 스마트폰을 '잠식'해가는 상황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틱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덕'을 톡톡히 누리는 상태다.

포브스에 따르면 틱톡 일일 이용자는 8억명을 넘어 미국 SNS 페이스북(17억3천만명)을 바짝 뒤쫓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작년 매출이 170억달러(약 21조원)로 74억달러(약 9조1천억원)를 벌어들인 2018년보다 96억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바이트댄스 이익은 30억달러(약 3조7천억원)이고 회사는 현재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60억달러(약 7조4천억원)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압박은 미국과 중국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두고 갈등을 키워가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상당수 미국 안보 전문가는 틱톡이 미국의 정보를 빼내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며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함께 '잠재적 안보위협'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 미국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군 등은 소속 임직원과 장병이 정부가 지급한 기기로 틱톡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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