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제정되면 홍콩 사업환경 악화·경제지위 타격"
홍콩 매체,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관련 우려 분위기 전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에 나서면서 그동안 홍콩이 누려왔던 금융허브 등 경제적 지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마지막 날인 28일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反)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홍콩보안법 제정을 위해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다.
법안은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중국은 이후 홍콩보안법을 홍콩 기본법 부칙에 삽입해 시행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인대 표결을 앞둔 27일(현지시간)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의회에 보고하는 등 강력 대응을 시사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할 경우 경제·통상 등의 분야에서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처럼 미중 간 첨예한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홍콩의 자치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홍콩의 사업환경 상 강점들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는 게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설명이다.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에도 글로벌 금융허브 및 기업들의 아시아지역 사업 중심지가 된 데는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 홍콩주재 유럽 외교관은 "홍콩보안법에 따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생존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불확실성은 사업에 나쁘다. 시간이 흐르면서 홍콩에 대한 투자 여부 결정시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 의지를 공표했던 지난 22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항셍지수가 전일 대비 5.57% 폭락했던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는 게 SCMP 설명이다.
홍콩 변호사 안토니 다피란은 "홍콩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따른 정치적 위험으로부터 분리된 피난처로서 역할을 못 한다면 외국 기업들이 홍콩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중국에 직접 진출하거나 아시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에드워드 친은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홍콩의 신용등급 하락을 유발해, 기업 등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신용평가회사 피치 레이팅스는 이미 지난달 홍콩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리면서, 홍콩의 점진적인 중국 통치체제 편입 등을 이유로 든 바 있다. 현재 중국은 홍콩보다 낮은 A+ 등급에 위치해 있다.
친은 "국가보안법 제정시 부유한 투자가들의 자금 유출이 가속될 것"이라면서 "홍콩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했다.
벤처자본가인 사이먼 칼턴은 "사업상의 관점에서 이번 조치가 우려스러운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홍콩이 그동안 중국의 역외 금융센터 역할을 하면서 중국의 외자 유치에 일조해왔고 중국제품의 수출 통로로도 기능해온 만큼, 중국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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