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공들인 트럼프, 유인우주선 발사 연기에 아쉬운 '헛걸음'
기상 악화로 발사 연기에 발걸음 돌려…마스크는 또 안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찾았지만 발사 연기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번 발사는 미국 땅에서 9년 만에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유인 우주 비행에 민간 영역을 끌어들인 후 첫 목표 실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런 상징성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부부 동반으로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아 스페이스X사(社)가 만든 유인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리는 장면을 참관하려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태운 전용기 '에어포스 원'은 발사장 주변을 한 바퀴 돈 뒤 발사 예정인 오후 4시33분을 1시간 이상 남겨두고 이슬비가 계속 내리는 공항에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사 승무원들의 숙소와 향후 달 탐사에 사용할 캡슐을 둘러보고 브리핑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시찰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는 우주선을 둘러보며 "훌륭하다", "아름답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또 우주 비행사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냐는 언론 질문에 "행운을 빌고 신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현존하는 최고의 비행사들"이라고 격려했고, 테슬라 최고경영자(CE0)이자 스페이스X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를 향해 "내 친구"라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또 "오늘은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흥미진진한 날"이라면서도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축하한다고 말하지 않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우주센터에 도착한 펜스 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탓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우주 비행사 가족을 잠시 만났고, 비행사들이 캡슐에 탑승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그러나 발사 예정시간을 16분가량 앞두고 번개가 치는 날씨 탓에 발사는 30일로 전격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으로 다시 향했고, 우주센터에서 연설하려던 계획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우주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사 취소에 아쉬움이 더한 듯했다.
그는 1993년 해체된 국가우주위원회를 2017년 부활한 뒤 펜스 부통령을 위원장으로 앉히고 달 재탐사 목표 시점을 2028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기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해 왔다.
또 작년 8월 공군 산하에 우주사령부를 설치한 데 이어 작년 12월에는 미국의 5군인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에 이어 6번째 군대인 우주군을 창설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중국, 러시아와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군사 분야에서도 우주 영역에서 발생할지 모를 안보 위협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플로리다는 오는 11월 대선 때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중 한 곳으로 꼽힌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 이어 가장 최근에 방문한 대선 격전지라며 플로리다가 2016년 대선 때 1.2%포인트 차로 승리한 곳이어서 재선 성공의 중요한 승부처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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