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증시 활황 땐 집값 상승' 현상 뚜렷"

입력 2020-05-28 06:01
수정 2020-05-28 07:22
"금융위기 이후 '증시 활황 땐 집값 상승' 현상 뚜렷"

부동산 시장 활황은 주식시장에 부정적…한성대 논문서 도출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부동산(주택) 가격도 오르는 현상이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와 박사 과정인 이보형 마콜 컨설팅 그룹 대표의 '금융위기 전후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의 상호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의 활성화는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주택시장의 활성화는 오히려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결과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방법은 1999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의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한국은행의 총통화(M2), 1일 콜금리를 변수로 한 벡터자기회귀(VAR) 모형이 활용됐다.

논문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사이에 뚜렷한 장기 상호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고 서로 관련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두 시장 간의 뚜렷한 장기 관계가 발견됐다.

주식시장의 성장은 부동산 시장과의 동반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부동산 시장만의 활황은 오히려 주식시장을 약세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기업투자자금을 억제하면서 주식시장의 활성화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논문은 추론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 성장이 둔화하면서 위험이 높은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자산인 부동산이 투자의 우선순위가 됐으며 주식시장에 투자될 자금이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으로 급속하게 흡수됐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논문은 "지난 수십년간 한국 사회에 나타난 어떤 경제 위기에서도 부동산이 불패의 신화를 가지게 됐다"며 "이런 현상은 실물 경기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식시장을 위축 시켜 경제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해 시중의 자금이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제언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할 무렵인 지난 3월 6일 이후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코로나19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의 여파로 지난 3월 하락 전환한 이래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우형 교수는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제로 금리로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정책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만 돈이 생산적인 곳에 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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