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사고 길 건널때 빈번…신호위반·'갑툭튀'가 주원인

입력 2020-05-27 14:11
수정 2020-05-27 14:28
"스쿨존 사고 길 건널때 빈번…신호위반·'갑툭튀'가 주원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분석…"차량, 우회전 후 건널목서 반드시 정차해야"

"아이들에게도 안전한 길건너기 교육해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는 어린이가 길을 건널 때 가장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운전자의 신호위반과 어린이의 행동 특성이 사고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 통계와 어린이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같이 분석하고, 스쿨존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회전 차량이 길을 건너는 아동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27일 조언했다.

2018년 국내에서 발생한 스쿨존 교통사고는 435건이며, 이중 차량과 어린이 사이 사고가 377건으로 87%를 차지했다.

차량과 어린이 사이 사고 377건 중 63%는 도로 횡단 중 발생했다.

'민식이법' 제정의 발단이 된 사고도 어린이가 갑자기 길을 건너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나머지는 '차도 통행 중'(6.9%), '보도 통행 중'(5.0%), '길 가장자리 구역 통행 중'(2.9%)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도로 횡단 사고는 교차로에서 차량이 우회전한 후 만나는 건널목에서 자주 일어난다.

사고 주원인은 '회전 차량의 부주의', '어린이의 무단 횡단이나 갑자기 튀어나오는 행동' 등으로 파악됐다.

현대해상 고객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지난해 어린이 도로 횡단 사고 368건의 원인은 차량 신호위반 부주의가 37%로 가장 많았고, 보행자의 무단횡단(건널목 아닌 곳에서 횡단)과 차량의 우회전이 각각 24.7%와 15.2%로 집계됐다.

보행자가 갑자기 튀어나온 탓에 발생한 사고는 전체의 13%에 해당했다.

아이들의 행동 특성과 통학 실태는 이러한 횡단 사고 우려를 더욱 키운다.

현대해상이 서울·경기 60개 초등학교 학생 1만2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통학 중 평균 도로 횡단 횟수는 3.8회로 나타났다.

가장 어린 1학년 4명 중 1명은 혼자서 등하교한다고 대답했다. 어른과 함께 등교하는 1학년은 50.7%였다.

이와는 별개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서울 지역 초등학생 2천51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보행행태 조사를 보면 횡단보도에서 뛴다는 비율이 34.3%였고, 저학년은 이 비율이 41.5%에 달했다.

현대해상 고객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횡단보도를 뛰다가 사고를 당하면 걷다가 난 사고에 견줘 사고 심각도 60% 더 높았다.



초등학생 1만2천명 조사에서 어린이들은 통학로 중 도로 횡단보도와 골목길에서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가장 많았다고 답했으며, 특히 1학년은 2∼6학년에 비해 도로 횡단을 더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이수일 박사는 "사고 통계나 아이들 행동 특성을 고려할 때 스쿨존 교차로 건널목에서 사고 발생 위험이 더 높은 편"이라며 "운전자는 스쿨존에서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앞에서 반드시 정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박사는 "아이들에게도 보행신호가 들어왔을 때 마음속으로 셋까지 센 후에 차를 보면서 뛰지 말고 건너도록 가정에서부터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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