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쿠키·카트리지…북미서 풀어주니 여행자 마약 밀반입 급증

입력 2020-05-27 12:00
대마 쿠키·카트리지…북미서 풀어주니 여행자 마약 밀반입 급증

여행자 휴대품 형태 적발 5배로…전체로는 16개월간 489kg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캐나다와 미국 각지에서 대마 합법화가 이어지면서 개인의 마약류 반입 시도가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개인이 휴대품 형태로 국내로 들고 들어오려던 마약 313건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2018년(58건)의 5배에 달한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벌써 222건이나 적발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 이동이 급감했는데도 추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여행자 휴대품 형태로 들어오다 적발된 사례를 포함해 전체 통관단계에서 걸러진 마약류 적발은 지난해 661건, 올해 1~4월 350건이다. 무게로는 총 489㎏이다.

관세청은 북미발(發) 대마류 합법화로 국내 반입 시도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해 집중 검사를 벌이면서 적발 사례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제품도 전자담배처럼 피우는 카트리지형으로부터 오일, 쿠키, 초콜릿, 젤리 등 다양하다.

최근 2∼3년 새 미국 각 주(州)와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는 대마류 소지 허용이 잇따르며 유통이 더욱 활발해졌다.

작년 9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9)씨가 입국 과정에서 대마류를 들고 입국하려다 적발돼 체포되기도 했다.



마약류와 함께 총기류 불법 반입 시도도 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총포·도검류 불법 반입 사례는 3천102건으로 통관단계에서 파악된 '국민안전 침해 물품' 총 1만4천559건의 12.4%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도 733건이 적발돼 국민안전 침해 물품 중 15.9%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과 멕시코에서 도착한 이사화물을 세관 직원이 엑스선으로 검사하자 박스 여러 개에 나눠 숨겨진 총기와 실탄 등 위험물품 무려 9천98점이 쏟아졌다.

엑스선 투시검사에서 총기 부품이 발견된 특송 화물을 발견하고 반입자 정보를 추가로 분석해 22구경 권총을 완전히 분해한 후 화물 여러건으로 나눠 들여오려던 계획도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은 "최근 '해외 직구'로 총포·도검류를 국내로 반입하려는 시도가 계속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부터 지난달까지 적발된 국민안전 침해 물품 1만9천175건 중 가장 많은 항목은 '안전기준 미인증'으로 1만3천831건이 통관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총포·도검류(3천835건), 마약류(1천11건), 지적재산권 침해(333건), 원산지 표시위반(165건)이 그 뒤를 이었다.

관세청은 또 지난달부터 수입 어린이제품을 대상으로 집중 단속을 벌여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성분 기준을 초과했거나 사용이 금지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CMIT/MIT)'이 검출된 제품 83만점을 걸러내 국내 유통을 차단했다.

어린이들이 자주 만지고 빨게 되는 일부 제품에서는 생식기 발달을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의 328배나 검출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2월부터 보건용 마스크 불법 반출을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밀반출을 시도한 166건, 83만4천장을 적발했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국민안전 침해물품을 국경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