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 "리비아 휴전·내전 당사자들 간 정치협상 지지"
리비아 동부 의회의장과 통화…"홍콩보안법은 중국 내부 문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계속되는 리비아 내전 상황과 관련, 분쟁 당사자들의 즉각적 휴전과 정치적 협상을 촉구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아길라 살레 리비아 동부 의회 의장이 전화 통화를 하고 리비아 내전 사태를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외무부는 "통화에서 리비아 동부와 서부 정치·군사 진영 간의 지속적 군사 대결 상황과 관련한 정세에 대해 깊이 있는 견해 교환이 있었다"면서 "양측 모두는 위기의 군사적 해결 시도가 전망이 없으며, 모든 리비아 정치 세력이 참여하는 건설적 대화의 즉각적 개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은 전투행위의 즉각적 중단, 현존 문제들의 타협적 해결 방안 도출과 단일 권력 기관 구성을 위한 리비아 내부 협상 활성화에 관한 살레 의장의 지난달 23일 제안에 지지를 표시했다고 외무부는 설명했다.
미군은 앞서 이날 러시아가 리비아 동부 군벌 세력 지원을 위해 싸우는 자국 용병들을 위해 현지로 전투기를 파견했다고 비난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를 중심으로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와 동부 지역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으로 양분돼 싸우고 있다.
작년 4월 초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을 향해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양 진영의 충돌이 심화했다.
GNA는 유엔으로부터 인정받고 이슬람 운동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등은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를 지원하고 있다. 살레 의장은 하프타르 사령관과 같은 진영에 속한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또 이날 미국이 최근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 탈퇴를 선언한 것과 관련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는 옛 소련권 군사협력체 집단안보협력기구(CSTO) 회원국 외무장관 협의회 화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발표와 관련 "우리는 어떤 히스테리 반응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먼저 러시아의 국익과 동맹국들의 이익에 기반해 아주 균형감 있게 상황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국가들이 지난 1992년 체결해 2002년부터 발효한 협정으로 현재 34개국이 가입해 있다.
가입국의 군사력 현황과 군사활동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원국 상호 간의 자유로운 비무장 공중정찰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1일 러시아가 수도 모스크바와 남부 캅카스 지역, 서부 칼리닌그라드주 등에서의 관측 활동을 제한하는 등 조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방적 탈퇴 방침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밖에 미국이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시도에 대해 대중국 제재를 경고한 데 대해 "홍콩 법률 개정은 중국의 내부 문제로 이와 관련해 소란스러운 상황을 만들려는 미국의 시도는 국제 파트너로서의 미국의 신뢰를 높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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