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힌 하늘길…잇따라 쓰러진 중남미 1,2위 항공사
아비앙카 이어 라탐항공도 미 법원에 파산보호신청
각국 항로 봉쇄 속 정부도 구제금융 지원 미온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중남미 항공사들이 맨 앞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한 중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비슷한 조치에 들어간 전 세계 항공사 중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칠레 란항공과 브라질 탐항공이 2012년 합병해 설립한 라탐항공은 300대가 넘는 여객기로 연 7천만 명 이상의 승객을 실어날랐다.
앞서 지난 10일 콜롬비아 아비앙카항공이 역시 미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한 데 이어 중남미 1, 2위 항공이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919년 설립된 아비앙카는 네덜란드 KLM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항공사이기도 하다.
전 세계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입국 제한 조치가 늘어나고 수요도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중남미 항공사의 경우 아예 항로를 봉쇄한 국가들도 많아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아시아와 유럽 등과 달리 중남미 코로나19는 여전히 확산세가 한창이어서 운항이 언제 정상 수준을 회복할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는 8월 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조치도 발표했다.
결국 많은 항공사가 여객기를 세워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미 자금난에 시달렸던 아비앙카는 물론 4년 연속 흑자였던 라탐도 주저앉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위기의 항공사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정부 자체의 재정 상황도 그다지 양호하지 않은 중남미 각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자국 항공사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주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라탐과 아비앙카를 비롯해 멕시코의 아에로멕시코, 브라질의 골 등 주요 항공사들은 자국 정부와 지원 방안을 협상 중이지만 쉽사리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기업 구제금융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콜롬비아와 칠레는 아비앙카와 라탐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후에야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구체화하진 않았다.
이번에 파산보호신청 대상에서 제외된 라탐 브라질 지사의 경우 현재 브라질 정부와 최대 20억헤알(약 4천534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협상 중인데, 이것이 잘 풀리지 않으면 역시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남미 항공업계 단체인 ALTA 관계자는 최근 로이터에 "중남미에선 다른 지역만큼의 정부 지원이 없다"며 항공업계의 "부도 팬데믹"을 우려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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