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늘고 부동산 시장 꿈틀…美경제 '최악' 지났나

입력 2020-05-26 15:46
외식 늘고 부동산 시장 꿈틀…美경제 '최악' 지났나

5월 들어 경제지표 개선…"속단은 금물"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닥을 친 뒤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봉쇄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각종 업계의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교통안전청(TSA) 통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전국의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여행자 수는 26만7천451명이었다.

1년 전에 비해 87%나 줄어든 수치이지만, 지난달 14일(8만7천534명)에 비해선 여행객의 수가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온라인 식당 예약 업체인 '오픈테이블'도 일부 주(州)에서 외식이 회복세라는 통계를 내놨다.

물류 업계도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트럭운반 시장 조사업체인 '트럭스탑닷컴'은 지난주 화물량이 이전 주보다 27% 늘었고,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100대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조사하는 '쇼윙타임닷컴'은 4월 중순 집을 사려는 수요가 50% 가까이 줄었지만, 최근엔 27% 늘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부동산 업자는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하도 무주택 층의 주택구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택자금 융자신청도 회복세라는 설명이다.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베스 앤 보비노는 "경기가 바닥을 친 뒤 정상화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악의 시기가 지났다는 것은 성급한 주장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일부 경제수치가 호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정부의 기록적인 경기부양책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 심리가 되살아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업자가 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다시 일자리를 되찾아야 진정한 경기회복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시장의 회복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은 2009년 6월에 끝났지만, 9%대 실업률이 개선되는 데에는 2년이 더 소요됐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14.7%였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가능성도 변수다.

시카고대학의 경제학자인 콘스탄틴 야넬리스는 "경제가 V자형으로 회복될지, 불황이 이어질지는 보건상황에 달렸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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