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해라"…대만군 현대화 밀어주는 트럼프
F-16V 전투기·M1A2T 전차·대공 미사일·어뢰까지 전폭 지원
미·대만, 인도·태평양 파트너 '의기투합'…"중국, 대만 무력 사용 시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 갈등이 '신냉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의 무장을 적극적으로 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보다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역대 미국 정부 중 가장 적극적으로 대만에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대만이 최소한의 방어 태세만 겨우 유지할 정도로만 무기를 수출했다.
반대로 대만 지도자들의 처지에서는 미국에서 핵심 방어 무기를 수입해 중국 쪽으로 확연히 기운 양안(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안보 치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렇게 본다면 대만 독립 지향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행운아다. 취임 후 역대 대만 지도자가 임기 중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미국의 대형 '안보 선물'을 수차례나 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발에도 F-16V 전투기, M1A2 에이브럼스의 대만형인 M1A2T 전차, 스팅어 미사일 등 무기를 대만에 팔기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F-16 중 가장 최신형인 블록 70을 기반으로 한 F-16V와 M1A2T 전차의 획득은 수십 년 만에 공중과 육상 핵심 무기를 교체하게 된다는 점에서 대만군에는 매우 의의가 크다.
작년 판매가 결정된 이들 무기의 총 판매액은 100억 달러(약 12조4천400억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의 대만 무장 강화 지원 기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차이 총통의 집권 2기를 시작을 맞아 미국 정부는 최근 MK48 Mod 6 AT 중어뢰의 대만 판매 계획을 승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을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시켰다.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를 다방면으로 적극 지지하면서 중국을 견제·압박하는 카드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평가다.
차이잉원 정부 역시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환영하면서 미국과 대만이 완벽히 '의기투합'을 한 모양새다.
하지만 대만이 여러 새로운 무기를 획득해도 세계 2위로 도약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군의 전력 증강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중국은 이미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모함 두척을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수복 대상' 지역인 대만에 단시간 안에 대규모 병력을 쏟아붓기 위한 상륙·공수 작전 능력 확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작년 헬리콥터 20여대와 수륙양용 전차 등을 다수 실을 수 있는 2만t급 해군 강습상륙함을 진수했다. 또 대형 수송기 '윈(運·Y)-20'은 공중에서 병력과 물자를 대량으로 대만에 떨어뜨릴 수 있다.
아울러 중국은 '항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D'(東風-21D) 등 미사일 전력을 대거 확충함으로써 유사시 '대만 수복'의 최대 걸림돌이 될 미군의 대만 지원을 원거리에서 저지할 능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리커창 총리가 올해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언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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