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GDP 1%만 늘어도 모든 국민 생활 풍족해져" 주장

입력 2020-05-25 12:52
중국 "올해 GDP 1%만 늘어도 모든 국민 생활 풍족해져" 주장

"전면적 '샤오캉 사회' 가능…대부분 지표 이미 목표치 도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한 불확실성 탓에 처음으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올해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를 만들어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중국이 과거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증가 목표를 달성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지만, 제시했던 기준에 거의 다가섰으니 목표를 사실상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일종의 '합리화' 방식을 택한 것이다.

25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발전 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허리펑(何立峰) 주임(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전면적 샤오캉이라는 것은 통합적·종합적인 목표 체계로서 경제 지표만 포함하는 게 아니다"라며 "인민 생활 제고, 문화 소프트파워 육성, 생태·환경 우호적인 환경 조성, 탈빈곤 등 목표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끝나는 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13·5계획)에서 전면적 샤오캉 사회 완성의 목표를 총 25개 지표로 구체화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도시화율 등 대부분 지표가 이미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허 주임은 중국의 GDP가 올해 1%만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2020년 GDP는 10년 전인 2010년의 1.91배에 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과거 공언처럼 2020년 GDP를 정확히 2010년의 배 수준까지 늘리지 못했더라도 종합적인 목표를 전반적으로 달성한 만큼 전면적 샤오캉 사회가 이룩됐다는 정치적 선언을 해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지난 22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상시화하는 가운데 경제 발전의 큰 틀을 잘 지켜내 탈빈곤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면적 샤오캉 사회 건설을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오캉'이라는 말은 모든 국민이 기본적으로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전면적 샤오캉 사회는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한 원바오(溫飽·따뜻하고 배부름)와 부강한 현대 국가 사이의 개념이다.

1979년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국가 발전의 단계 개념으로 처음 제시했는데 원래는 유교 경전인 예기(禮記)에 나온 말이다.

과거 중국공산당은 2020년 GDP를 2010년의 두 배로 늘려 '전면적 샤오캉 사회'를 달성한다는 선명한 물적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목표를 지키려면 올해 중국의 GDP는 최소 5.6%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근 반세기 만에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충격적인 경험을 한 중국이 올해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현재 상황으로는 불가능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1.2%로 예상한다.

중국공산당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을 '100년의 목표'로 여길 정도로 중시한다.

중국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인 2021년에 전면적 샤오캉 사회가 건설됐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이는 또한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 이래 가장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고 평가되는 시진핑 주석 집권 기간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아울러 전면적 샤오캉 사회 완성이라는 목표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사실상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뤄내겠다는 시 주석의 야심 찬 장기 프로젝트의 중간 디딤돌이기도 하다.

다만 중국공산당이 공언했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됐지만 중국이 과거 10년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국민의 경제적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린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작년 중국의 1인당 GDP는 7만892위안을 기록해 미화로 환산했을 때 1만 달러의 관문을 돌파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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