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온 32.2℃ 넘으면 열대우림이 이산화탄소 내뿜는다"
미국 연구진 "열대우림의 기후변화 '티핑포인트'는 32.2℃"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최대일일온도가 32.2℃를 넘으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열대우림이 오히려 저장하고 있던 이산화탄소 배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미스소니언열대연구소 연구진은 25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열대우림이 CO₂를 흡수하는 속도보다 배출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32.2℃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열대우림 보존을 위해 즉각 조처해서 기후를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핵심적인 온실가스 중 하나다.
나무들은 성장할 때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한다. 하지만 기온이 너무 높으면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잎의 기공이 닫히며 이와 함께 CO₂흡수도 멈추게 된다. 나무가 죽으면 나무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의 식물이 저장하고 있는 탄소의 약 40%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 27개국 600개 장소에 있는 나무들의 이산화탄소 저장 능력을 비교하고, 기온 변화에 대한 각 지역 열대우림의 회복력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미 열대우림이 서식하는 나무 종의 차이 등으로 인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열대우림보다 탄소 저장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대일일온도와 연중 가뭄기 강수량이 열대우림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두 요인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기온이 32.2℃에 도달하면 탄소 배출 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들은 최저야간온도가 높아지는 데는 적응력을 보이지만 최대일일온도 상승에는 적응하는 못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높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남미의 열대우림이 지구온난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숲이 온난화에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무 종에 따라 열에 약한 것은 죽고, 열에 견디는 능력이 있는 종으로 점진적으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는 사람으로 치면 몇세대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연구팀은 파나마 바로콜로라도섬 관측소에서 2019년 최대일일온도가 32℃를 넘은 날이 32일에 달했다며 이는 예외적이었던 이런 뜨거운 날들이 점점 일반화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논문 저자인 제퍼슨 홀 박사는 "이 연구는 열대우림 보호와 지구 기후 안정화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며 21세기 기후 상황에서 열대우림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나무를 심는 등 새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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