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中, 악랄한 독재정권"…'투명성 언급' 시진핑도 직격
"기자회견 열어서 질문 받아라"…WHO-中밀착 제기하며 홍콩·대만도 계속 거론
트럼프 '대량 살상 초래' 발언 이어 中 공산주의 체제 공격하며 거칠게 몰아붙이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중국을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까지 부르며 공격 수위를 한껏 높였다.
그는 또한 '중국은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보였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보건기구(WHO) 화상총회 연설 내용을 정면 반박하는가 하면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홍콩, 대만 문제도 계속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을 비난하면서 시 주석을 직접 겨냥한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만큼 대중(對中) 비난의 강도를 한껏 끌어올린 차원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은 1949년부터 악랄한 독재 정권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면서 "우리는 수십년간 무역과 외교적 접근, 개발도상국 지위로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그 정권이 보다 우리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베이징이 얼마나 이념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자유 진영에 적대적인지에 대해 매우 과소평가했다"며 전세계가 이러한 사실에 눈을 뜨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대만이 이번 WHO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과 관련,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배제하도록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압박했다"며 "나는 테워드로스 박사와 베이징의 이례적인 밀착 관계가 현재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한참 전부터 시작된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시 주석의 지난 18일 세계보건총회(WHA) 화상회의 개막식 연설을 거론, "시 주석은 이번 주 '중국이 시종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면 좋았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우한 병원 의사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은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처음 공유하기 시작한 지 142일이 됐다"며 "그러나 오늘까지도 베이징은 관련 시설에 대한 조사관들의 접근을 계속 거부하고 있고, 살아있는 바이러스 샘플을 계속 주지 않고 있으며, 중국내 팬데믹 관련 논의를 계속 검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진정한 개방성, 진정한 투명성을 보여주길 원한다면 우리가 하는 것과 같은 기자회견을 쉽게 열어서 모든 기자가 원하는 어떤 것이든 그에게 물어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폐쇄성을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 문제와 관련,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확보한 것으로 규정할지에 대한 우리의 결정은 여전히 계류 중"이라며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민주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 등을 거론하며 "(야당인 민주당을 창당한) 마틴 리,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 등과 같은 홍콩의 대표적 운동가들이 법정으로 끌려갔다. 이러한 조치들은 홍콩이 중국 본토로부터 높은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홍콩의 자치 수준을 매년 검증해 홍콩이 누리는 경제·통상의 특별 지위를 유지할지를 결정하게 돼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 함께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집권 2기 출범과 관련, "나는 차이 총통의 취임에 축하를 표하고 싶다"며 "대만에서의 민주주의적 과정은 전 세계의 모델이 되며 무르익어왔다. 외부로부터의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 대만은 국민에게 발언권과 선택권을 주는 지혜를 보여왔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차이 총통의 연임을 축하했다. 미 국무장관이 대만 총통 취임 축하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언론브리핑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을 통해 중국의 무능이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 대량 살상을 가져왔다고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반박한 중국측 입장 발표와 관련, "또라이", 얼간이"라는 막말까지 써가며 강력히 성토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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