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룬디 대선 투표 무사히 끝나(종합)
코로나19·공정성 우려는 여전…결과 다음주 초 나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 부룬디에서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투표가 무사히 끝났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부룬디 시민들은 떼로 나와서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중무장한 군인들은 주의깊게 지켜보면서 유권자들이 투표 후 즉각 귀가하도록 했다.
다만 이날 투표가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실시된 가운데 수도 부줌부라를 비롯한 많은 투표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별로 없었고 일부만 손을 씻기도 했다.
부룬디 정부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별다른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수천 명이 몰려든 선거 유세 현장에도 양동이 물과 비누 정도만 비치했다.
부룬디 누적 확진자는 42명뿐이지만 검사 규모도 제한됐고 제대로 발병 보고가 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대선은 모두 7명의 후보가 나온 가운데 집권당 민주방위국민평의회(CNDD-FDD)의 에바리스트 은데이시미예(52) 후보와 야당 전국자유회의(CNL)의 아가톤 르와사(56) 후보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와사는 반군 지도자 출신으로 현 국회 부의장이다.
현 대통령이 후임자로 고른 은데이시미예는 CNDD-FDD 사무총장으로 육군 참모총장과 내무장관·보안장관을 역임했다.
여당 지지자들은 내전 종식 후 치안 안정을 내세운 반면 야당 지지자들은 피에르 은쿠룬지자 현 대통령의 무리한 15년 장기집권 끝에 변화를 이뤄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거센 논란의 3선 임기 끝에 물러나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이날 아침 일찍 북부지역 므움바 지역구에서 투표를 한 뒤, 이번 선거는 부룬디에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세 기간 야당 지지자들에 대한 임의구금, 폭행·살해 등 조직적 탄압이 유엔 등에 보고된 가운데 투표일인 이날도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이 제대로 접속이 안 되기도 했다. 국제 선거 감시단도 사실상 투표 참관이 배제됐다.
야당 CNL의 한 의원은 자기 당 참관인들이 투표소에서 쫓겨났다고 AFP에 밝혔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는 수 주내에 진행된다.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날 선거 결과는 이르면 오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
전국 약 1천500개 투표소에서 치러진 선거는 의원과 지방의원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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