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서 성전환자의 바뀐 성 인정 않는 법 개정안에 논란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헝가리에서 성전환자의 바뀐 성을 인정하지 않는 법 개정안이 통과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전날 트렌스젠더나 간성(間性)인 사람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게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는 것을 막는 개정안을 가결했다.
현재 헝가리 의회는 우파 권위주의 지도자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정당 '피데스'가 장악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는 출생증명서 같은 공문서의 성별란을 기존의 성별에서 출생 당시의 성별로 바꾸고, 한번 기재한 내용은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독민주당 소속의 셰미엔 졸트 부총리가 제출한 개정안의 설명서에는 "생물학적 성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출생과 결혼, 사망 등록 시 이를 변경할 가능성이 없다고 법률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적혀 있다.
개정안 통과에 인권 단체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헝가리 대통령에게 개정안에 서명하지 말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기자고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 앰네스티 헝가리 지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헝가리를 어두운 시절로 되돌리고 트렌스젠더와 간성인 사람들의 권리를 짓밟았다"면서 "이는 그들을 더 많은 차별에 드러낼 뿐 아니라 이미 성 소수자 사회가 직면한 편협하고 적대적인 환경을 심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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