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로 사고현장 날아간 구광모 "원점에서 근본 대책 마련"(종합)
국내외 연이은 사고에 총수 첫 공식 사과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 통감"…부친 2주기에 공개 행보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일 LG화학[051910] 화재 사고 사업장을 방문해 연이은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LG화학 사고에 대해 회사의 사과문 외에 구 회장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헬기 편으로 충남 서산시 LG화학 대산공장을 찾았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등과 함께 사고 현장과 수습 상황을 살펴봤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2주 새 연이어 발생한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사고와 대산공장 화재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구 회장은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 "많은 분께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특히 경영진에게 "최근 잇따른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경영진을 질책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또한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안전환경, 품질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돼 안전·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재차 주문했다.
LG화학은 최근 2주새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고 2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악재를 맞았다. 주력 계열사에서 연이은 사고가 나면서 LG화학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위기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 별세 2주기인 이날 구 회장이 공개적으로 사고 현장을 찾아 강도높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구 전 회장이 세운 '정도경영' 철학을 되새기고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LG폴리머스인디아 사고와 관련해 신학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한 현지 지원단을 인도로 파견했고, 최근 인도환경재판소(NGT)의 명령에 따라 5억루피(약 81억원)를 공탁했다.
대산공장 화재와 관련해서는 경찰 등 관계 기관들의 합동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건물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