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발 팬데믹에 美농민 손실…WHO 행실 안고치면 절연"
"중국이 美 농민 표적 삼아"…코로나19 中 책임론도 거듭 제기
링컨까지 거론하며 "나만큼 농민 대우한 대통령 없어"…팜벨트 농심 공략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반중(反中) 정서를 전면에 내세워 농심을 자극했다.
이와 함께 세계무역기구(WHO)가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관계를 끊겠다는 '엄포'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농민과 목장주, 식품 공급망 지원' 관련 연설 행사에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마침내 공정하고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하기 위해 심하게 부서진 무역 합의를 대체하기 위해 협상했다"며 "우리가 중국과 터프하게 협상을 시작했을 때 농부들은 중국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였다"며 이 가운데서 2년 전 120억 달러, 그리고 그 이듬해 160억 달러를 농부들에게 돌려줬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그전에는 우리에게 10센트도 지불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찍이 어떠한 것도 지불하지 않았다"며 전임 행정부의 대중(對中) 정책도 은근히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의회에서 통과된 190억 달러 규모의 농가 대상 '코로나19 지원금' 지급 계획을 이날 행사에서 발표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싸웠다"며 "이번 지급은 중국에 의해 초래된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농부들이 입은 손실을 보상해줄 것"이라고 강조,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듭 부각했다.
그는 "어떠한 대통령도 이런 일을 한 사람이 없다. 여러분은 에이브러햄 링컨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된다"면서 "나 트럼프처럼 농민들을 대우해준 대통령이 없다"며 링컨 전 대통령까지 비교 대상으로 삼아 농가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선 국면에서 팜 벨트 공략 차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전날 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WHO가 '실질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며 회원국 탈퇴까지 시사한 것과 관련, 'WHO가 어떠한 개혁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서한 안에 쓰여 있다. 다시 복기하고 싶지 않다. 그 서한은 매우 자세하다. 긴 서한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들은 그들의 행실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그들은 일을 보다 잘해야 한다"며 "그들은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에 대해 훨씬 더 공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별도의 방식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WHO의 '중국 편향성'을 우회적으로 거듭 비판하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절연'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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