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귀재' 버핏, 독일기업에 사기당해 수천억원 손실
독일검찰, 배관기기 제조업체 빌헬름슐츠 사기혐의 수사
가짜 주문서·송장 만들어 에비타 조작…인수 당시 파산 직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3년 전 인수한 독일 기업이 사실은 파산 위기에 처해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막대한 손해를 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문제의 기업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프리시전 케스트파츠(PCC)가 2017년 2월 사들인 세계 최대 배관기기 회사 빌헬름 슐츠다. 빌헬름 슐츠는 산패된 원유를 처리할 때 쓰는 스테인리스 환기구 등을 만든다.
PCC는 당시 8억 유로(약 1조706억원)를 주고 빌헬름 슐츠를 인수했는데 이는 직원들이 가짜 주문서와 송장으로 조작한 에비타(EBITDA·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바탕으로 책정된 가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빌헬름 슐츠 내부 문서를 인용해 최소한 47건의 완전히 날조된 거래가 회사가 잘 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일조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빌헬름 슐츠는 사기 혐의 등으로 독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중재협회 국제분쟁해결센터는 지난 4월 9일 빌헬름 슐츠가 매수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투자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한 뒤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며 사기가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센터는 그러면서 빌헬름 슐츠가 매각될 당시 가치는 1억5천700만유로(약 2천102억원) 이상으로 볼 수 없다며 PCC에 6억4천300만유로를(약 8천611억원) 돌려줘야 한다고 봤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랭킹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현재 순자산 675억 달러(약 82조7천억원)를 보유해 제프 베이조스 (1천130억 달러) 아마존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98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760억 달러) 루이뷔통모에헤네시 회장을 잇는 세계 4위 부자다.
버핏 회장은 성공적인 투자회사 운영자로 명성이 높다. 그는 특히 단기 시세차익이 아닌 기업이 내적으로 지닌 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토대로 주식을 매입해 장기간 보유해 이익을 얻는 가치투자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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