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성할례 근절 노력에까지 재뿌렸다

입력 2020-05-19 11:00
코로나19, 여성할례 근절 노력에까지 재뿌렸다

소말리아 시술자들 재택 소녀들 찾아다니며 때아닌 대목 누려

(서울=연합뉴스) 유택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주민 이동제한 조치로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때아니게 여성 할례(FGM)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이하 플랜)에 따르면 소말리아의 여성 할례 시술자들은 요즘 코로나19로 집에 갇혀 있는 소녀들을 찾아다니느라 혈안이 돼 있다.



사디아 에일린 플랜 소말리아 지부장은 "최근 수주 사이 할례가 대규모로 늘었으며 특히 코로나19로 학교가 쉬는 동안 딸에게 할례를 시키려는 부모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음을 전국의 간호사들이 알려 오고 있다"고 전했다.

회복에 수주가 필요한 여성 할례를 하는데 휴교 기간이 적기가 된 셈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말리아 할례 시술자들에게는 여학생들을 포함, 여성들의 외출이 통제되는 요즘이 '영업 대목'이 되고 있다.

에일린 지부장은 "이동제한으로 지역사회에서 여성 할례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고취하는 게 더 어려워졌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이 문제도 코로나19 대책에 분명히 포함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플랜도 이런 현상이 소말리아에서 여성 할례를 근절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임을 경고했다.

유엔인구기금(UNFPA)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향후 10년간 전 세계에서 2천만명의 여성이 추가로 할례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번 위기가 할례라는 악습을 끝내려는 세계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말리아에서는 여성의 약 98%가 할례를 해 세계 최고의 할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무슬림 국가로 중심으로 자행되는 여성 할례는 외음부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행위로 전 세계에서 2억명가량이 영향권에 있다.

소말리아에서는 할례 시 여성의 성기 외부를 아예 봉합해 버리기도 한다.

자신도 할례를 당한 에일린은 "할례는 여성에 대한 폭력 중 가장 극단적 사례"라며 "소녀들에게는 통증이 죽을 때까지 가는 평생의 고문으로 교육 등 삶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유엔인구기금은 올해 소말리아에서 약 29만명이 할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할례 시기인 무슬림의 라마단과도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apex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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