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미 해군기지 총격 사우디 훈련생, 알카에다와 오랜 관계"
암호화된 휴대전화 분석…"테러 수개월 전 AQAP와 계획 전술 이야기해"
법무장관, 암호 해제 거부한 애플 비판…"공공안전보다 돈을 우선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정부가 지난해 말 미국 플로리다주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벌이다 사살된 사우디아라비아군 장교와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알카에다의 오랜 연관성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했다고 AF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12월 6일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격 테러를 일으킨 사우디 출신 모하마드 사이드 알샴라니 소위가 "다년간에 계획하고 준비한 사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FBI는 증거로 확보한 암호화된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그가 늦어도 2015년에는 과격론자가 됐으며 그 이후로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와 결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크리스터퍼 레이 FBI 국장은 "총격 테러를 하기 수개월 전, 그가 우리들 사이에 있을 때 AQAP와 자신의 계획 및 전술을 이야기했다"며 "그가 여기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몇 명이나 죽일 수 있을지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가 이미 수년 전 "특별 작전" 계획을 세우고 사우디 공군에 입대한 뒤 미국에서의 훈련에 합류했다며 이 모든 과정이 철저한 계획하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AQAP는 테러 직후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했으나 그동안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당시 테러로 미 해군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며, 알삼랴니 소위도 현장에서 사살됐다.
한편 법무부와 FBI는 알샴라니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위한 수개월 간의 노력 끝에 이 같은 증거를 찾았다며 수사 협조를 거부한 애플을 비난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FBI의 창의력과 일정 부분의 운, 오랜 시간과 자원 투입이 아니었다면 이 정보를 밝혀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공공의 안전이나 합법적인 접근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대기업의 손에 우리 국가안보를 두지 않겠다. 이제 사법적인 해결을 위한 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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