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 재발 막자…모든 창고에 내화성능 마감재 의무화
샌드위치패널은 난연→준불연 성능 2배 강화
건설현장 화재안전 범정부 TF 내달 대책 발표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를 계기로 화재에 취약한 창고와 공장은 규모와 상관없이 화재안전 성능을 확보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샌드위치패널은 준불연 이상 성능을 확보해야 하고, 용접이나 뿜칠 등 화재 위험이 있는 작업은 화재 예방장치를 갖춘 것이 확인된 이후에 작업을 허용하는 작업허가제가 도입된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한 '건설현장 화재안전 범정부 TF'는 이같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48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달 이천 물류창고 사고는 12년 전 이천 냉동창고 화재와 판박이로,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다시는 대형화재가 반복하지 않도록 실질적 처방이 절실하다'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국토부는 화재에 취약한 창고와 공장은 규모와 관계없이 난연 이상 화재안전성능을 갖춘 마감재와 단열재를 사용하게 할 방침이다.
600㎡ 이상 창고와 1천㎡ 이상 공장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규제를 건축물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창고와 공장에서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다.
난연 이상 성능은 700℃에서 5분 정도 대피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버티는 성능이다.
현재 600㎡ 이상인 창고는 1만7천984동으로 전체 창고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복합자재인 샌드위치패널의 내화성능 기준도 현행 난연에서 준불연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준불연은 700℃에서 10분 이상 불이 붙지 않는 성능으로 난연보다 대피시간을 2배 이상 확보할 수 있다.
우레탄폼 등 내부 단열재는 외벽 단열재와 동일하게 난연 이상의 화재안전 기준이 적용된다.
지금은 건축물 안에 설치하는 단열재에 대한 화재 기준이 없어 우레탄폼을 설치하는 뿜칠 등은 화재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지난달 이천 사고는 우레탄폼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가 용접 불꽃을 만나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하와 같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서는 뿜칠 공법을 금지하는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사 환경도 개선된다.
국토부는 용접작업이나 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작업은 동시 작업을 일절 금지할 방침이다.
동시작업을 막기 위해 감리자가 입회해 작업 안전성을 확인하게 하고, 동시작업이 발견되면 즉시 공사를 중지시킬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용접과 뿜칠 등 화재 위험이 있는 작업은 불티방지덮개 등 화재 예방 장치를 갖춘 경우에만 허용하는 작업허가제를 조속히 시행한다.
공공공사는 이를 서둘러 시행하고 민간공사는 지자체를 통해 우선 권고한 후 관련 규정을 상반기 중 개정해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원가나 공정관리 업무를 겸임하지 않는 안전 전담 감리를 모든 공공공사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공사 근로자의 재해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산업재해 보상 범위를 초과하는 비용에 대해 재해보험을 통해 배상하고 있으나 이는 현재로선 임의가입 대상이다.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계획 단계에서 공사기간을 산정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토부 소속·산하 기관에만 적용되던 공사기간 산정기준을 공공공사 전체로 확대하고 민간공사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 지역건축안전센터 설치를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에 의무화하는 등 확대하고 운영을 내실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범정부 TF는 내달까지 최종 개선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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