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대만 실효지배 분쟁도서 점령 훈련 추진…대만, 초긴장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군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 가운데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도서 점령을 위한 가상 훈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대만이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교도통신등을 인용해 중국군 남부 전구(戰區)가 오는 8월에 남부 하이난다오(海南島) 부근의 남중국해 해역에서 프라타스 군도 점령을 상정한 대규모 상륙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18일 보도했다.
프라타스 군도는 중국의 두 번째 항모인 산둥(山東)함이 배치된 하이난다오(海南島)와 바시해협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의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군은 이번 훈련에 상륙함, 공기부양정과 헬리콥터, 해군육전대(해병대)를 대거 동원할 것이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만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는 18일 국방부 관계자를 비공개 출석시킨 가운데 현황 파악과 함께 대응 전략을 청취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교국방위 위원들은 미·중 양국이 각축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대만의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며 차이잉원 총통에게 전임 총통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시기에 해당 도서를 방문, 영유권 행보에 적극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이 1958년부터 실효 지배 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타이핑다오(太平島·영문명 이투 아바)에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각각 재임 시기인 2008년과 2016년에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군의 대규모 훈련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대만군의 대응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 동태를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 프라타스 군도, 타이핑다오 등 본섬과 떨어진 부속 도서지역에서 전투준비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 역시 중국에 대해 정세를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되어 있으며 전 세계 해운 항로의 본거지 역할을 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달 남중국해 도서에 행정구역을 설치하고 KJ-500 조기경보기와 KQ-200 대잠초계기를 피어리 크로스 암초(융수자오·永暑礁)에 배치하는 등 영유권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역시 자유항행을 주장하며 함정과 전략폭격기를 파견하는 등 군사활동을 강화하면서 주변 해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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