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법인세율, 해외직접투자에 큰 영향 미치지 않았다"

입력 2020-05-18 09:57
조세연 "법인세율, 해외직접투자에 큰 영향 미치지 않았다"

1996~2014년 美 다국적기업의 OECD 회원국 투자 분석 결과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기업이 해외직접투자(FDI)에 나설 때 해당 국가의 법인세율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18일 나왔다.

법인세율이 낮을수록 해외직접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추측이 실제와는 다르다는 의미다.

신상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세재정브리프 '법인세율과 해외직접투자'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는 1996∼2014년 미국 소재 다국적 기업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투자를 대상으로 법인세율과 해외직접투자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법인세율은 생산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수직적 해외직접투자'와 현지시장 접근을 목적으로 하는 '수평적 해외직접투자'에 모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직적 해외직접투자의 경우 투자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준, 무역 개방도, 교육 수준, 노동시장 경직성 등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하지만 법인세율, 문화적 유사성, 양 국가의 조세 및 무역협정 존재 여부 등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평적 해외직접투자는 GDP 수준, 무역 개방도, 교육 수준, 노동시장 경직성뿐 아니라 정부의 효율성, 조세조약 존재 여부, 자유무역협정 존재 여부 등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인세율은 수평적 해외직접투자에서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의 분석대상 기간 OECD 회원국들에서 큰 폭의 법인세율 인하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결과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자본 유치를 두고 경쟁하는 국가들은 더이상 개발도상국만이 아니다"며 "OECD 회원국과의 조세경쟁 하에서는 법인세율이 중요한 결정요인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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