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리 카페서 "자리 없습니다" 거절당한 사연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카페를 찾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 때문에 입장을 거부당했다가 나중에야 들어갔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1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배우자인 클라크 게이포드와 함께 토요일인 16일 오전 브런치를 먹기 위해 웰링턴 시내에 있는 '올리브'라는 카페를 찾았다.
그러나 카페 매니저는 손님들 간의 거리를 1m씩 두도록 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 때문에 더는 손님을 받을 수 없다며 돌려보냈다가 나중에 자리가 나자 이들을 불렀다.
뉴질랜드는 지난 14일 코로나19 경보 단계를 하향 조정하고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을 허용했으나 손 씻기 등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식당이나 카페들은 보통 때보다 적은 숫자의 손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던 총리가 카페를 찾은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맙소사. 저신다 아던 총리가 올리브에 들어가려다 만원이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썼다.
이에 게이포드는 나중에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내 책임이 크다. 예약하지 않고 갔다"며 발길을 돌려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자리가 나자 뒤쫓아 와 알려준 그들이 정말 멋지게 보였다고 적었다.
그는 'A+ 서비스'라고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에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이건 내가 지금까지 본 트위터 내용 중 가장 뉴질랜드다운 것 같다. 아주 좋다. 뉴질랜드를 사랑한다"고 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논평을 요구받고 "카페에서 기다리는 건 뉴질랜드에서 바이러스 규제 기간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며 "총리 자신도 보통 사람들처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올리버 카페 주인은 언론의 관심이 곤혹스럽다며 매니저가 총리 부부를 돌려보냈다가 몇 분이 지난 뒤 자리가 나자 종업원이 길거리를 걸어가는 그들을 뒤쫓아가서 모셔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다른 손님들에게도 그렇게 한다며 "총리는 맛있는 브런치를 들며 종업원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했다. 그는 다른 손님들과 똑같은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뉴질랜드에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 금지, 전국 봉쇄령 등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5일 동안 신규 코로나19 감염자 수 단 1명에 그칠 정도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뉴질랜드의 누적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1천498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2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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