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총리, 거리 두기 지키지 않았다 뭇매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오스트리아 총리가 지역 방문 시 몰려든 주민들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지 않아 뭇매를 맞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데어 슈탄다르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지난 13일 포어아를베르크주의 클라인발저탈 마을을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월 중순 봉쇄 조처를 내린 이후 수도 빈을 벗어나 지방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쪽끝에 자리한 포어아를베르크는 독일 접경 지역으로, 빈에서 육로로 가려면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주를 거쳐서 가야 한다.
이에 따라 쿠르츠 총리가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포어아를베르크를 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둔화 후 독일 등 이웃 나라와 국경을 개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날 총리실은 다음 달 15일부터 독일과 국경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해왔던 쿠르츠 총리가 정작 이날 방문에서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의 등장에 이내 주민들이 몰리면서 1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1m 이상 거리를 두라고 한 코로나19 예방 수칙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드물었다.
쿠르츠 총리는 현장에서 봉쇄 기간 위생 규정을 지켜준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가능한 한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고 당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소셜 미디어에서는 쿠르츠 총리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총리실에서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과 취재진이 몰리면서 부분적으로 거리 두기를 지키지 못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은 쿠르츠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네오스'의 베아테 마이늘-라이징어 대표는 "우리가 본 것은 진지함과 책임 의식의 부재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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