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미국 공장 건설에 파운드리 속도내던 삼성전자 긴장

입력 2020-05-15 17:11
TSMC 미국 공장 건설에 파운드리 속도내던 삼성전자 긴장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 트럼프 압박에 공장 건설 발표

삼성전자, 2030년 1위 목표 달성 위해 추가 투자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최재서 기자 =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에 첨단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던 중 TSMC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 긴장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추가 투자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TSMC는 약 120억달러(14조7천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최신 기술인 5나노미터(㎚) 공정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15일 발표했다. 2021년 착공해 2024년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은 미국 정부의 압박에 따른 결과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자급'을 강조해 왔고, 이에 맞춰 미국 정부는 반도체의 아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라고 업체들을 압박했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독보적인 1위이고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올해 1분기 TSMC의 점유율은 54%, 삼성전자 점유율은 18%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기술 적용 확대 등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 등으로 되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성장이 다소 정체된 상황에서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삼성전자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고객사들과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가 기술력·마케팅에 접근성까지 더해 미국 고객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에 따라 라이벌인 삼성전자 역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다. 공장 증설을 목표로 인근에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투자를 압박받고 있는 데다,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TSMC를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미국 추가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미국 고객사 유치에도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드리 파트너사 등을 초청한 포럼을 열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 추가 투자 등에 관해 결정된 것은 없으며, 경쟁사와 시장 동향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 격화로 미국에서 제한받는 화웨이 등 중화권 업체들이 TSMC보다 삼성전자를 선호하게 돼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고객사는 고정된 가운데 공급이 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고객 수주는 기술력이 좌우하기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는 시장에서 기술력 강화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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