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외교수장 '코로나19 기원 어디냐' 독립적 조사 촉구

입력 2020-05-15 15:58
EU외교수장 '코로나19 기원 어디냐' 독립적 조사 촉구

독일 일간지에 기고…중국 자체조사에 불신 뉘앙스

"개도국 채무탕감 등 대국다운 책임감 보이라" 당부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독립적이고 과학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렐 대표는 15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이 미래의 전염병으로부터 전 세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보렐 대표는 아울러 중국이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개발도상국의 부채 탕감과 백신 개발 등에 역할을 해달라며 국가의 무게감에 어울리게끔 책임감 있는 조치를 요청했다.

중국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작년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으로 보고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병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졌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해왔다.

중국은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며 과학기술부 주도로 우한의 화난(華南) 수산시장에서 기원 조사를 하고 있으나 WHO 등 외부 전문가들의 참여는 허용하지 않았다.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외교수장이 공개적으로 중국의 자체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하면서 중국과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달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국제조사를 하자며 미국 등 각국 정상에게 지지를 촉구하자 지난 12일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일부 중단한 바 있다.

사이먼 버밍엄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지극히 기술적 사안을 문제 삼은 중국의 이번 결정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이번 조치가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논란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선봉에서 중국을 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공개석상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에 책임을 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중국이 코로나19의 원인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광범위한 제재가 가능하도록 '코로나19 책임법'을 입안하겠다고 경고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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