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대기"-"봉쇄풀라"…코로나19 미 대선 경합주서 정치 이슈화
NYT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정치적 분열 가속…미국 축소판"
일부 시민 항의시위…자택대기 연장불가 판결로 주민 혼동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내 대표적인 대선 경합주(州)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택대기령 등 당국의 코로나19 대응 방향을 놓고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이 사안이 보건 문제가 아닌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정당들의 대응도 확실하게 나뉘면서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 3개 주 모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끌고 있다.
위스콘신주는 13일 주 대법원이 토니 에버스 주지사가 내린 자택대기령 연장에 반발해 공화당 소속 주 의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주민들이 혼돈에 빠져있다고 NYT가 전했다.
이 판결은 당국의 코로나19 봉쇄 명령을 뒤집은 미 최초의 판결이다.
에버스 주지사는 "나는 주 전체에 걸쳐 다른 규칙이 있을 수 있는, 이런 곤경에 처한 또 다른 주를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스콘신 주민인 제이미 오브라이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과학을 따르고 동일한 규정을 지킨다는 통일된 계획이 우리에게 없다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위스콘신주 최대 도시 밀워키의 탐 배럿 시장은 재택명령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판결이 내려지자 일부 주민은 축하를 위해 선술집으로 향했고, 일부는 봉쇄해제가 아직 이르다고 보고 집에 계속 머물려 하고 있다.
주 보건 책임자인 안드레아 팜은 "바이러스와 관련한 과학, 주를 안전하게 열기 위해 계속할 필요가 있는 일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톰 티파니 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수십만 명이 폭풍에서 살아남으려 사투중"이라며 봉쇄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비난하면서 팜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러한 장면은 치명적인 질병과 싸우려는 계획이 정치적 분열에 가로막히는 미국 전체 상황의 축소판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이 나오자 트위터에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꾸려나가기를 원한다. 그곳은 북적거린다"며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미시간주에서는 휘트머 주지사가 재택 명령을 최소 이달 28일까지로 연장한 데 항의하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이 이날 주도인 랜싱에 모였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피켓을 들고 있었다.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극소수는 총기를 소지하고 있어 경찰이 재빨리 해산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시간주는 이번 주부터 생산 재개를 허가한 상태다.
앞서 미시간주는 지난달 말 일부 무장을 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주 의회를 점거하는 사태를 겪었다. 의사당이 폐쇄되고,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를 향한 위협으로 입법회의도 취소된 상태다.
펜실베이니아주 일부 카운티 의원들은 비필수 사업장을 계속 폐쇄하라는 톰 울프스 주지사의 명령에 저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의 의료장비 공급업체를 방문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위스콘신주와 함께 트럼프가 재선을 위한 핵심지역으로 여기는 곳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NYT는 "경합주에서 코로나19 대응은 정치적 분열을 넓히고 있다. 바이러스가 양극화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6년 대선을 결정했고, 2020년 대선을 결정할 수 있는 3개 주에서의 코로나19 대응에 보건지침, 시위, 당파적 정치가 뒤섞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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