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백신 '초고속 개발' 위해 전 제약사 임원 영입
연말까지 백신 3억개 생산 목표…트럼프에 반기들었다 좌천된 백신 담당자 후임격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끌 책임자로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개발 대표를 지낸 몬세프 슬라위를 기용할 예정이라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슬라위는 올해 연말까지 백신을 생산·유통 시킬 미 행정부의 이른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주도하게 된다.
미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백신이 경제 반등을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보고, 연말까지 미국인들에게 3억개 분량을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정부의 전염병 백신 개발을 주도해 온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의 릭 브라이트 국장이 좌천돼 논란이 됐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수 차례 공개 언급하자 이에 반기를 들다 인사보복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4일 예정된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보건소위원회 증언에 앞서 이날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부실했다면서 더욱 조율된 국가적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겨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BARDA가 코로나19 등 각종 전염병의 백신 개발을 주도해왔지만, 브라이트 전 국장이 인사 조치되고 제약사 임원을 지낸 새 인물이 영입되면서 백신 개발 주도권이 바뀐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슬라위는 자원봉사자 지위로 일하게 되며, 미 육군 군수사령관인 구스타프 페르나 장군의 지원을 받게 된다고 AP는 전했다.
AP는 "이번 조치는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이 많은 과학자가 현실적이라고 믿는 시간표보다 더 빨리 백신 생산을 희망한 가운데 나왔다"고 평가했다.
'초고속 작전'은 기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추진하고 있고, 국방부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슬라위가 3년 전 GSK에서 은퇴했을 때 그의 백신부서는 에볼라를 비롯한 15개 백신을 개발 중이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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