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새 연정 출범한다…강경한 중동정책 고수할듯

입력 2020-05-14 16:45
이스라엘 네타냐후 새 연정 출범한다…강경한 중동정책 고수할듯

네타냐후, 코로나19 틈타 5선…요르단강 서안 합병 강행할지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가 진통 끝에 닻을 올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끌 새 연립정부 출범식이 14일(현지시간) 밤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3일 오후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게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성공했다고 알렸다.

이로써 2018년 12월 연립정부가 붕괴한 뒤 1년 5개월 동안 이어진 정치적 혼란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작년 4월과 9월 각각 조기총선이 치러졌지만, 네타냐후 총리뿐 아니라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도 연정을 꾸리지 못했고 올해 3월 2일 총선이 다시 실시됐다.

이번 연립정부에는 집권당인 우파 리쿠드당과 청백당, 샤스 등 유대주의 종교정당들, 중도 좌파 노동당 등이 참여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18개월 동안 총리직을 먼저 맡고 군 참모총장을 지낸 간츠 대표가 내년 11월 총리직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새 내각에서 장관 32명이 취임하며 장관 수는 6개월 안에 이스라엘 사상 가장 많은 36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간츠 대표가 국방장관을 맡고 가비 아시케나지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외무부 장관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우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새 연립정부 출범으로 5선 고지에 오른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 재임 기간이 14년 2개월이나 되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10년 넘게 집권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틈타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지만, 올해 3월 열릴 예정이었던 첫 재판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규제 조치로 두달가량 연기됐다.

또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갔다.

간츠 대표는 작년부터 부패 혐의를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와는 손잡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를 명분으로 '비상 내각'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을 이어감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는 강경한 중동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핵 문제 등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보다 정치·군사적 압박을 추구해왔다.

당장 팔레스타인이 제한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는 요르단강 서안이 '뜨거운 감자'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의 연립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의회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과 요르단계곡 등 일부 지역을 합병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합병 계획은 아랍권뿐 아니라 유럽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미국 정부의 태도가 이스라엘의 합병 추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예루살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일간 '하욤'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에 대해 "많은 다른 문제와 연관돼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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