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개 빗장' 파우치에 "수용 못해…학교 열어야"(종합2보)

입력 2020-05-14 15:13
트럼프, '재개 빗장' 파우치에 "수용 못해…학교 열어야"(종합2보)

조기재개 우려 파우치 발언에 불쾌감…므누신 "경제재개 너무 늦으면 파괴돼"

3천600조원 추가 구제안에 트럼프 "오는 즉시 사망", 펠로시 "가치 있어" 대립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이상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경제활동과 학교 조기 재개가 위험할 수 있다는 핵심 보건 당국자의 경고에 대해 "특히 학교에 관한 한, 내겐 그건 받아들일 수 있는 답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 및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핵심 구성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전날 상원 청문회 증언에 대해 "이 대답에 사실 놀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청문회 화상 증언에서 각 주나 도시가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문을 열면 발병 사례 급증을 볼 수 있다면서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재개와 관련, 학교는 조심스럽게 개교해야 하며 일부 지역은 가을에 개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열고 있다. 사람들은 그걸 열기를 원한다"며 "학교들은 문을 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주(州)들이 학교를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주지사들에게 "나는 학교를 절대로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학교가 문을 열지 않으면 그들의 주는 열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각급 학교의 등교 시작은 국가가 정상화하고 있다는 가시적인 신호이자 부모가 모두 출근해 경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경제 회복 드라이브를 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학교 재개가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방침에 빗장을 건 파우치 소장의 발언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없이도 코로나19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말하기도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자로서 소임을 강조하며 직언을 마다하지 않은 파우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지난달 12일에는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행정부가 발병 완화 조치를 더 일찍 했다면 많은 생명을 살렸을 것이라고 하자 '파우치를 잘라라'(FireFauci)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을 리트윗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 수장으로서 실적이 좋아졌지만, 금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파월 의장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화상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 "그것은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조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하원이 제안한 3조 달러(약 3천600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법안에 대해 "백악관 도착 즉시 사망"이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민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며 추가 구제법안을 재차 옹호하고 나섰다.

이 법안은 봉쇄기간 동안 경찰관과 소방관 등 필수 노동자 해고를 피하기 위한 주 및 지방 정부 지원금 약 1조 달러를 포함하고 있다. 미국민에 대한 1천200달러 추가 현금 지급, 실업수당 연장, 더 많은 코로나19 검사 등에도 쓰인다.

오는 15일 하원 표결 가능성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아직 추가 예산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초당파적 정신에 안 맞는 매우 당파적 (법안)"이라며 정부가 향후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지만 "이번 주나 다음 주처럼 그렇게 서두르지 않겠다. 시간을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경제를 천천히 열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너무 오래 기다릴 위험이 있고, 그로 인한 미국 경제 파괴 위험과 건강에 대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또 2분기 경제가 "매우 나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제가 안전하게 재개되면 그 다음 분기들은 나아질 것이며 내년이면 "위대한 경제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한국에서 다량의 코로나19 검사 진단키트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검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9만5천건의 검사를 했으며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조달한 이들 도구로 검사를 진행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업체로부터 10만회 이상 분량의 검사 키트를 확보했다.

zoo@yna.co.kr,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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