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동영상 공개에 반군 용의자 폭행 '이례적' 시인

입력 2020-05-13 19:18
미얀마군, 동영상 공개에 반군 용의자 폭행 '이례적' 시인

체포 후 후송 과정서 무차별 폭력…피해자 가족 "반군과 무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반인륜 범죄'를 자행했다는 의혹이 종종 제기돼 온 미얀마군이 반군 용의자들을 폭행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인정했다고 AFP통신이 13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수갑이 채워지고 눈이 가려진 5명을 일단의 남성들이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는 영상이 10일 공개된 것과 관련, 가해자들이 미얀마군 소속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미얀마군은 성명에서 피해자들이 반군 아라칸군(AA)이라는 의혹으로 체포됐으며, 이후 배편으로 라카인주 주도인 시트웨로 이송되는 도중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라카인과 친주(州)에서 불교계 소수민족 라카인족(아라칸족)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AA는 2018년 말부터 미얀마군과 격렬하게 충돌해 왔다.

미얀마군은 "일부 보안군 대원들이 포로들을 법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심문했다"면서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가족은 이들이 AA와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한국인 최초로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한 이양희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9일 제네바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라카인과 친주에서 미얀마군이 전쟁범죄와 반인륜범죄를 계속 자행하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미얀마군과 AA간의 충돌로 15만명 이상의 라카인·친주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으며, 민간인 수백 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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