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집단감염 첫 확진자, 세탁작업 중 감염 가능성"

입력 2020-05-12 11:43
수정 2020-05-12 11:57
"중국 지린성 집단감염 첫 확진자, 세탁작업 중 감염 가능성"

질병통제센터 전문가 인터뷰…입국자 인도 공안 의복때문 일수도

랴오닝·지린 신규확진자 안 나와…선양, '수란 방문자' 2주간 격리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최근 중국 지린성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 첫 번째 확진자인 지역 공안국 세탁직원이 공안들의 의복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전문가 우쭌여우(吳尊友)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첫 번째 확진자가 전염원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린성 수란(舒蘭)시에서는 지난 7일 이 세탁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남편·자매 등 가족과 그 밀접접촉자들을 중심으로 환자가 10여명으로 늘었다. 또 랴오닝성에서도 확진자가 1명 나왔다.

전염원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전문가들을 파견해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수란시와 인접한 헤이룽장성의 경우 쑤이펀허(綏芬河)를 통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중국인 다수가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수란시 공안도 지난달 8~30일 러시아 입국자들을 인도하는 업무에 관여했는데, 세탁직원이 이들의 옷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우쭌여우는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우쭌여우는 "지금 상황으로는 세탁직원이 전염원인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진짜 전염원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직원이 본인보다 잠복기가 더 긴 환자에게 감염된 뒤 먼저 증상이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쭌여우는 그러면서 "집단감염 확진자와 러시아에서 유입된 확진자의 바이러스에 대해 당장 유전자배열 분석을 해야 한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상관관계를 판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병동 및 의사가 격리복을 갈아입는 반(半) 오염구역의 공기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반오염구역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더 많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우쭌여우는 이에 대해 "의료진이 병실에 있을 때 옷에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고, 옷을 벗는 과정에서 공기 중의 바이러스가 더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1일 하루 지린성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랴오닝성에서는 신규 확진자 없이 무증상감염자가 1명 확인됐다.

그렇지만 11일 기준 랴오닝성의 경우 밀접접촉자 206명이 시설격리 중이며, 지린성은 역외유입객 76명 및 밀접접촉자 290명에 대해 시설격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확진자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하다.

지린성 내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는 자치주 밖으로 가는 모든 장거리 여객운수 차량 운행을 중단시켰고, 창춘(長春)시는 개학 14일 이내에 수란시 방문 이력이 있는 학생·교직원 등의 등교를 금지했다.

수란시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랴오닝성 선양(瀋陽)으로 온 하오(?) 모씨(23)가 확진되면서 선양시의 경계도 강화되고 있다.

수란시가 '고위험', 지린시 펑만(豊滿)구가 '중위험' 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랴오닝성도 하오 모씨가 거주하던 선양 쑤자둔(蘇家屯)을 '중위험' 구역으로 상향했다.

선양시는 또 지난달 22일 이후 수란시를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14일간 시설에 격리하도록 하고, 지린시에 간 적이 있는 사람도 14일간 자가격리 등을 하도록 했다.

중국 당국은 또 하오 모씨와 같은 열차에 탑승했던 밀접접촉자들을 찾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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