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미국 경제 정상화 앞두고 한국 등 코로나19 사례 연구
오스트리아·싱가포르도 모범국으로 주목…"싱가포르는 다시 시험대 위에"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미국 백악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멈춰 세웠던 미 경제를 재가동하기에 앞서 한국의 "성공담"을 참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지난 2주 사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등 3개국의 코로나19 통제방식을 면밀히 주시해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가 코로나19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으며, 해싯 보좌관은 같은 달 28일 오스트리아 상황을 매일 챙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때 코로나19 모범관리국으로 꼽혔던 싱가포르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대거 나오는 바람에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며 블룸버그는 한국과 오스트리아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오스트리아와 미국 간에는 인구 규모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을 때 정부가 취한 조치에 큰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하기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한국은 1월 20일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만800여명, 사망자가 256명에 불과하지만, 감염률이 0에 가까워진 5월에 들어서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3월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였으나 3월 중반까지 인구 5천200만여명 중 2만명이 넘게 검사를 받으면서 미국과 대처 속도에서 차이를 드러냈다는 게 블룸버그의 평가다.
이태원 클럽을 지칭하는 "나이트클럽 사태"가 한국에 새로운 코로나19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한국 시간 9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명으로 적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같은 날 미국에서 2만5천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낮은 규모이지만 한국은 이번 달 학교와 영화관 등 일부 공공시설을 점진적으로, 그리고 조심스럽게 재개장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오스트리아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할 무렵인 3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발표하면서 가장 먼저 봉쇄령을 내린 나라 중 하나였다. 인구 900만여명의 오스트리아에서 그 당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200여명이었고, 사망자는 없었다.
그런 오스트리아가 봉쇄조치를 서서히 완화하기 시작한 것은 일일 신규확진자가 200명 밑으로 떨어진 4월 14일이었으며 이조차도 개인의 외출을 허용했을 뿐 호텔, 학교 등 인구 밀집 시설은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다.
오스트리아에서 이날까지 나온 코로나19 확진자 1만5천800여명, 사망자 618명이며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숫자가 다시 급증한다면 언제라도 완화조치를 뒤집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는 뉴욕,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 3개 주(州)를 제외하고 나머지 47개 주 정부는 부분적으로 봉쇄령을 완화하거나 완화할 계획을 밝혀 뉴욕주 일대를 제외한 사실상 미국 전역이 경제 재가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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