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미 부통령 자가격리 보도에 부통령실 "격리없다, 내일출근"(종합)
AP "대변인 양성판정에 주말 자가격리…11일 백악관 출근 예정"
대통령 참석한 회의 불참하자 일부 언론 '펜스 격리' 앞다퉈 보도
펜스와 보건수장들 현재까지 '음성'…백악관, 직원들에 마스크 착용 지시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행정부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측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지난 주말 자가격리를 했지만 격리를 지속하지 않고 새 주에 정상 출근한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8일 아이오와주로의 당일치기 출장을 다녀온 뒤 집에 머물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날은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날로, 펜스 부통령은 출장 출발 직전 이런 사실을 보고 받았다.
블룸버그통신도 펜스 부통령이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군 수뇌부 간 회의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람들과의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의 회의 불참 소식에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 더해지며 일부 언론들은 펜스 부통령이 밀러 대변인의 확진 판정 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며 이를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부통령실 대변인 데빈 오말리는 이날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의료팀 조언을 계속 따를 것이며 격리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CNN과 AFP통신에 따르면 오말리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이 매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있다면서 11일 백악관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표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수장들이 양성 판정자와 접촉한 이후 자가격리될 것이라는 보도와 함께 백악관이 주지사들에게 그들의 주를 재개방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펜스 부통령이 자택에서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이후 11일 백악관에 출근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AP는 전했다.
백악관이 애초에는 양성 판정자와 밀접 접촉을 한 펜스 부통령의 자가격리 조치를 염두에 뒀으나 출근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했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 대변인의 양성 판정과 관련한 백악관 내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펜스 부통령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인사의 잇따른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백악관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P통신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 중 하나인 이곳(백악관)조차도 바이러스로부터 면역되지 않는다는 점을 극명하게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는 지난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남편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스티븐 밀러 선임보좌관이다.
밀러 대변인의 양성 판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중을 드는 파견 군인이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나온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또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브 한 국장과 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인물과 밀접 접촉한 이유로 지난 9일 2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미국의 대표적인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역시 양성 판정을 받은 백악관 직원과 낮은 위험도의 접촉으로 '완화된'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은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TF 멤버들로, 밀러 대변인은 TF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접촉자 모두 현재까지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검사 및 체온 점검 등의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잘 지내고 있다"며 일터로 돌아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한 당국자는 백악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의전을 강화하면서도 각 주에는 재개를 언급하는 모순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 극도로 민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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