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 출구전략 모색…일부 지자체 휴업·휴교 해제(종합)

입력 2020-05-10 13:09
日, 코로나 출구전략 모색…일부 지자체 휴업·휴교 해제(종합)

"34개 지자체 다수 긴급사태 해제 시야에"…14일까지 기준 마련

일본 국민 54% "정부 대응 괴로워"…이달 검사 건수 30% 줄어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뚜렷이 감소하는 가운데 긴급사태 선언 해제 등 출구전략 모색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1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 등과 총리관저에서 만나 코로나19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선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한 독일 등 해외사례 분석에 시간이 할애됐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일본 정부가 전국에 선언한 긴급사태의 해제 기준 마련을 추진하고 있어 이날 회의는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에 선언한 긴급사태 시한을 이달 6일에서 31일로 연장하면서 14일에라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지역별 조기 해제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14일까지는 긴급사태 해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니시무라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NHK 일요토론에 출연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13개 '특정 경계 도도부현' 외 34개 광역자치단체의 다수가 "긴급사태 (조기) 해제 시야에 들어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13개 특정 경계 도도부현도 상황에 따라 이달 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긴급사태를 해제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나시무라 담당상은 긴급사태 해제 기준으로는 ▲ 주 단위 신규 확진자 현황 ▲ 지역별 인구 대비 신규 확진자 ▲ 중증자에 대한 의료 제공 체제 등을 꼽았다.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달 들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정부가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처음 긴급사태를 선언한 이후 같은 달 30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25명이었지만, 이달 1~8일은 170명으로 40%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이달 6~9일 나흘 동안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휴업 및 휴교 요청을 철회했거나 철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각각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47개 도도부현 중 8곳은 이달 7일 이후로 휴업 요청을 연장하지 않았고, 18곳은 휴업 요청 대상을 축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16개 광역자치단체는 이달 중 공립 고교의 수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이유는 휴업으로 인한 손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고, 외출 자제 등으로 국민이 겪는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쿄신문이 무료통신 앱인 '라인'을 활용해 일본 국민 387명을 대상으로 4~6일 코로나19와 관련해 '생활에서 곤란한 것과 괴로운 것'을 질문한 결과, '자신과 가족의 감염 불안'(70.8%, 이하 중복 응답), '자숙생활에 따른 스트레스'(57.9%), '정부·행정의 대응'(53.7%) 순으로 응답 비중이 높았다.

정부의 미숙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불만도 커지고 있어서 긴급사태의 장기화는 아베 정권에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일본 내 코로나19 검사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검사자 대비 양성 판정 비율이 여전히 높고,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감염자 비율도 높아 섣불리 규제를 해제하면 재차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뚜렷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 검사 건수도 줄었다.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지난달 7~30일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하루 평균 7천451건이었지만, 연휴인 '골든위크'가 포함된 이달 1~7일은 5천210건으로 30% 정도 감소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