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무시하고 바비큐 파티하려다 취소
자신이 말해놓고 비난 잇따르자 '가짜뉴스' 발뺌…시민단체는 소송 제기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정치인과 각료들을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하려다 거센 비난이 제기되자 취소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바비큐 파티에 대한 부정적 여론 때문에 취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7일 대통령궁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파티 계획을 밝혔으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표적 시민단체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자유운동(MBL)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바비큐 파티를 하면 최소 10만 헤알(약 2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지난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운동에도 참여했던 MBL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군부 개입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해 연설한 사실과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이 사임하면서 밝힌 직권 남용 주장을 들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바비큐 파티 계획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이어지자 대통령 측근들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발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동영상을 통해 그대로 남아 있음에도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바비큐 계획은 거짓이었다"며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취재진을 향해 '멍청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14만5천328명, 사망자는 9천897명 보고됐다.
사망자는 이날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바비큐 파티를 강행했다면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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